
“이게 왜 침대 옆에 있어?”
20㎏짜리 원형 플라스틱 통이 침실에 있었다.
불투명한 하얀 용기엔 타일 접착제 상표가 붙어 있다.
화장실 타일 등을 붙일 때 쓰는 공업용 접착제다.
집수리를 할 때 보통 쓴다. 공사장에 나뒹굴기도 한다.
그런데 그게 왜 침대 옆에?
그것도 뚜껑이 닫힌 채로….
원래는 찐득찐득한 본드가 가득 들어 있는 통이다.
하지만 내용물은 비닐에 싸서 통에 담기 때문에 본드를 쓰고 나면 재활용이 가능하다. 크기도 여러 가지라서 다양한 용도로 쓰인다.
나도 몇 개 가지고 있다. 작업을 위해 베이킹 소다나 과탄산 소다를 담아두기도 하고, 그냥 연장통으로 쓰기도 한다. 하지만 그건 나처럼 작업하는 이들이 쓰는 거지 일반 가정 침대 옆에 둘 물건은 아니다.
“대체 방에서 뭘 담아둔 거지?”
손잡이를 잡고 들어올려 보니 4분의 1 정도 뭔가가 출렁출렁 차 있었다.
당장 뚜껑을 열고보고픈 궁금증을 뒤에서 붙잡는 뭔지 모를 두려움….
꺼림칙한 생각에 잠시 시선을 돌렸다.
주변을 살펴보니 곧장 주의를 끄는 이상한 물건이 많았다.
막걸리통을 납작하게 밟아 종이박스 여러 개에 차곡차곡 쌓아뒀다.
그리고 반짝반짝 맨들맨들거리는 과자 봉지를 딱지처럼 접어 모아뒀다.
궁금하지도 않았지만 펼쳐 보니 새우깡 봉지였다.
막걸리에 새우깡 안주.
질리지도 않고 부지런하게도 드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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