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빈슨 교수 "공정한 기회·포용성 넓혀나가야"
오 시장 "새로운 통찰 감동, 국가 번영 이정표"
[서울=뉴스핌] 이경화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제임스 A.로빈슨 교수와 '국가 성장'을 주제로 대담을 나눴다. 로빈슨 교수는 정치와 경제 성장의 관계, 국가 번영을 연구해온 학자로, 한국을 '성공 모델'로 자주 언급해왔다.
서울시는 21일 '지속가능한 번영을 위한 길'을 주제로 특별 대담을 개최했다. 행사는 로빈슨 교수의 강연 후 이정민 서울대학교 교수의 진행으로 오 시장과 로빈슨 교수 간 의견 교환이 이루어졌다. 대담에는 시민과 서울시 교육복지 정책인 '서울런' 이용 학생 등 100명이 현장에 참석하고, 서울시 유튜브 채널에서 생중계로 많은 시민이 참여했다.
대담에 앞서 로빈슨 교수는 테드(TED) 형식의 강연을 통해 '한국의 경제 발전과 민주주의의 중요성'에 대한 견해를 내놓았다. 그는 시카고대학교에서 정치학 교수로 재직 중이며, '제도 형성과 국가 번영의 영향에 대한 기여'로 2024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바 있다.

로빈슨 교수는 강연에서 '한국의 경제성장은 포용적 경제와 정치 제도 덕분에 가능했다'고 평가하며, 한국이 지속적인 발전을 이루기 위해 민주주의를 강화하고 민주적 동맹을 확대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오 시장과 로빈슨 교수는 '지속 가능한 성장과 번영을 위한 제도'를 주제로 1시간 동안 심도 깊은 대담을 나눴다. 오 시장은 대한민국의 번영이 '도전이 보장되고 정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확신'에 기반한다고 설명하며, 서울시 약자동행 정책에 자신의 철학이 깔려 있다고 강조했다.
로빈슨 교수는 저서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에서 제시한 한국의 성공 요인에 대한 분석과 포퓰리즘에 대한 견해를 밝혔으며, 대한민국과 젊은 세대의 미래 비전에 관한 질문에도 답을 이어갔다.
오 시장은 "한국처럼 고도의 경제 발전 단계에 접어든 사회가 지속가능한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불평등의 간극을 좁히기 위한 인센티브 시스템, 바로 '약자 동행' 정책이 꼭 필요하다"며 "앞으로도 포용성을 기반으로 한 정책적 시도로 서울, 대한민국의 발전 동력을 만들어기 위해 계속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로빈슨 교수는 "한국이 50년 만에 선진국 반열에 오르게 된 데는 한국인 DNA 속 포용성이 정치·문화·경제, 사회 전 분야에 걸쳐 발현됐기 때문"이라며 "여기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똘똘 뭉쳐 해결하려는 집단성까지 더해, 놀라운 경제성장과 민주주의를 일궈낸 '한국 사람'이 있는 한 대한민국은 계속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질의응답 시간에 참석자들은 로빈슨 교수에게 '인구 감소에 따른 미래사회 대응 방안'과 'AI 시대 국가 발전 전략'을, 오 시장에게는 '선별 또는 보편복지'의 필요성에 대해 질문하며 다양한 관점을 들을 수 있었다.
로빈슨 교수는 오는 12월 서울시가 개최하는 '2025 서울 국제 디딤돌소득 포럼'에도 기조연사로 참석해 '사회경제적 환경변화에 대응하는 정책 기제, 디딤돌소득'을 주제로 발표할 예정이다.
오 시장은 "오랫동안 도시와 국가 번영의 길을 좇아오는 과정에서 로빈슨 교수님의 저서로부터 얻은 깊은 통찰은 서울시 약자 동행 정책의 밑거름이 됐다"며 "오늘 대담이 저를 비롯한 모든 참석자에게 새로운 통찰과 감동을 주는 기회가 됐을 것으로 생각하며 지속가능한 국가 번영의 이정표가 돼주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kh9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