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한국인 '난청 유전자 지도' 구축…"진단율 20% 향상"

2025-07-03

사람의 유전정보 전체를 들여다보는 전장유전체분석(WGS)을 통해 기존 검사로는 원인을 찾지 못했던 난청 환자들의 유전적 원인을 밝혀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대병원 소아이비인후과 이상연 교수, 임상유전체의학과 채종희·이승복 교수, 이노크라스 고준영 박사, 스탠포드대 유전체연구실 박성열 박사로 구성된 연구팀은 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및 인공와우센터 난청 환자 394 가계(총 752명)를 정밀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3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의학 연구·실험 분야 국제학술지 '셀 리포트 메디신(Cell Report Medicine)' 최신호에 실렸다.

감각신경성 난청은 소리를 청각 신경에서 뇌로 전달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겨 발생한다. 난청의 유전적 원인은 매우 다양하고 복잡해 타겟패널·전장엑솜과 같은 기존 검사만으로는 약 50% 정도의 환자에서 그 원인을 찾아내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진단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단계적으로 분석 범위를 넓혀가는 방식을 도입했다. 먼저 대표적인 난청 유전자인 GJB2 등을 단일 유전자 PCR 검사로 확인했다. 이후 두 번째 단계에선 타겟패널 검사와 전장엑솜 검사를 통해 더 넓은 범위의 유전자를 분석했다. 마지막으로 전장유전체분석(WGS)을 통해 유전자 전체를 들여다봤다.

연구팀은 이런 접근법을 통해 감각신경성 난청 394 가계 중 55.5%인 219 가계에서 유전적 원인을 규명했다. 특히 기존 검사 방법으로는 확인되지 않았던 변이를 19.2%(44 가계) 추가로 발견했다. 연구팀은 "이로써 유전성 난청의 진단율을 약 20% 향상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또한 연구팀은 전장유전체분석을 활용한 마지막 단계에서 기존 검사로는 찾지 못했던 구조적 변이와 딥인트론 변이(비코딩 영역 변이)를 최초로 확인했다. 딥인트론 변이의 발견은 RNA 유전자 치료제 개발과 연결될 수 있어 의미가 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로 한국인의 난청 유전자 지도를 새롭게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이상연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많은 미진단 난청 환자들의 원인을 새롭게 확인할 수 있었고, 유전자 치료가 가능한 환자군을 발견했다"며 "향후 소아 난청의 정밀한 치료 연계를 위해 전장유전체분석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이건희 소아암·희귀질환 연구사업 및 한국연구재단 우수신진연구 지원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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