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ST, 감염 잡는 혈액 정화기술 개발

2025-05-26

혈액 속 세균을 끈적한 인공 혈전을 이용해 제거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항생제 내성균까지 제거할 수 있어 패혈증 같은 치명적 전신 감염 치료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강주헌 바이오메디컬공학과 교수팀이 인공 혈전을 이용한 '체외 혈액 정화장치(eCDTF)를 개발했다고 26일 밝혔다.

eCDTF는 혈액 투석처럼 감염 혈액을 체외로 빼낸 뒤 인공 혈전으로 세균을 흡착해 제거한 후 다시 체내로 넣는다. 튜브 속 나선형 구조체 안쪽에 인공 혈전을 넣어 튜브를 따라 흐르는 혈액 속 세균을 끈적끈적한 인공 혈전으로 흡착·제거하는 방식이다. 인공 혈전은 백혈구 등 세포 성분이 없는 혈장 단백질로만 구성돼 있어 세균이 잘 달라붙는다.

강 교수팀은 eCDTF를 이용한 실험에서 황색포도상구균, 대장균 등 그람양성·음성균은 물론, 항생제 내성균, 사람 분변 유래 세균까지 90% 이상을 제거했다.

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상구균(MRSA)에 감염된 쥐를 대상으로 한 전임상 실험에서도 우수한 세균 제거 효과를 확인했다. 3시간만에 혈중 세균 수와 염증 수치가 현저히 감소했고, 간과 비장 등 주요 장기 내 침투균도 크게 줄었다. 대조군은 7일 이내 모두 죽었지만 eCDTF 치료를 한 번 받은 쥐는 33%, 이틀 연속으로 받은 경우 100%의 생존률을 보였다.

강주헌 교수는 “항생제를 쓰지 않고도 다양한 병원성 세균을 직접 제거할 수 있어 균혈증, 패혈증 같은 중증 감염 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을 것”이라며 “기존에 보고됐던 일부 미해명 세균 제거 현상도 설명할 수 있게 돼 관련 기술의 임상 적용 가능성을 높였다”고 말했다.

울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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