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중국 유명 캐릭터 인형 ‘라부부’(LABUBU)의 위조 제품이 국내로 대거 유입된 가운데 가수 이영지, 보아, 육성재 등 유명인들이 잇따라 가품 피해를 밝혔다. 이처럼 가품 피해는 늘고 있지만 피해 소비자 중 절반 이상이 환급 절차가 복잡해 피해 신고를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2022년 1월부터 올해 2월까지 약 3년간 1372소비자상담센터 및 국제거래 소비자포털에 접수된 주요 온라인 플랫폼의 가품 관련 상담 건수는 총 1572건으로 집계됐다.
품목별 상담 건수는 가방 330건(21%), 신발 228건(14.5%), 화장품 196건(12.5%), 음향기기 171건(10.9%), 의류 147건(9.4%) 등의 순으로 많았다. 이 중 가방 관련 상담 건수는 최근 3년간 계속 증가했으며, 고가의 해외 브랜드 관련 제품이 많았다.
소비자원이 국내외 주요 온라인 플랫폼 8곳에서 판매되는 상품 147개를 조사한 결과,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등 해외 쇼핑몰에서 판매하는 상품 40개 중 29개(72.5%)가 공식사이트에서 판매하는 가격의 20% 수준의 낮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었다. 네이버 밴드,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플랫폼에서는 상품 게시글 27개 중 14개(51.8%)에서 '정품급'과 같은 가품을 암시하는 표현이 사용됐다. 또한 18개(66.7%)는 비공개 회원제 채널을 운영하거나 외부 채널을 통한 거래를 유도하고 있었다.
조사 대상에 포함된 8개 플랫폼 모두 가품 신고가 가능했으나 4개 플랫폼은 신고 방법이 외래어로 표기돼 있거나 설명이 명확하지 않아 소비자가 실제로 신고하기 어려웠다.
소비자원이 판매 상품이 가품임을 모르고 산 소비자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약 절반인 245명은 상품의 정품 여부를 사전에 확인하지 않은 채 구매했다.
또 가품 여부를 모르고 결제한 소비자 중 293명(58.6%)은 가품 사실을 알게 된 이후에도 환급 요청을 하지 않았다. 그 이유로는 환급 절차의 복잡함과 시간이 오래 소요된다는 점을 가장 많이 꼽았다. 반면 상품이 가품임을 알고 구입한 소비자 342명(68.4%)은 가품 유통에 대한 법적인 문제를 인식하지 못한다고 답했다.
소비자원은 조사 결과를 관련 부처와 공유하고 조사 대상 사업자에게 △쇼핑몰 내 가품 판매 차단 대책 마련 △SNS 내 가품 관련 키워드 사용 제한 △가품 신고 방법 사전 안내 등을 요청할 계획이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정품 여부를 소비자가 직접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에 지나치게 낮은 가격의 상품을 구매하는 경우 소비자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