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이런 연구가… 엉뚱하기로 노벨상급

2025-08-14

웃기려고 한 과학 아닙니다

이창욱 지음

어크로스 | 288쪽 | 1만7800원

미국 공학자이자 물리학자 퍼트리샤 양의 전문 분야는 생체유체역학이다. ‘똥과 오줌’이다. 양은 동물의 배뇨 시간에 대한 연구로 ‘과학계의 컬트 스타’로 불린다. 그가 2014년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3㎏이 넘는 포유동물이 방광을 비우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약 21초로 서로 비슷하다. 논문 제목 그대로 ‘배뇨 시간은 신체 크기에 따라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왜 그럴까. 코끼리처럼 덩치가 큰 동물은 오줌의 양은 많지만 요도가 길기 때문에 중력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그래서 배출되는 속도가 빠르다. 반면 작은 동물은 중력의 영향은 덜 받지만 오줌의 양이 적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배뇨 시간은 비슷하다는 것이다. 배뇨 중 포식자에게 당하지 않도록 진화한 결과일 것으로 추정된다. 양은 이 연구로 2015년 ‘이그노벨상’을 받았다. 노벨상을 패러디한 이그노벨상은 사람들을 웃게 하면서도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연구에 주는 상이다.

또 다른 2015년 이그노벨상 수상자인 미국 곤충학자 저스틴 슈미트는 평생 곤충의 독을 연구했다. 곤충의 독침에 쏘였을 때의 통증을 비교하기 위해 그는 평생 1000번 넘게 직접 독침에 쏘였다!

<웃기려고 한 과학 아닙니다>에는 이처럼 기발한 주제를 연구해 이그노벨상을 수상한 과학자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포유류가 항문으로 호흡할 수 있을지 실험한 과학자, 동전을 35만번 던져 앞면이 나올 확률이 절반이 아님을 증명한 과학자, 그 못지않게 이상한 주제들을 연구한 과학자들”이 주인공이다. 과학잡지사에서 일하는 저자는 엉뚱하게만 보이는 연구들, “누군가 쉽게 B급 과학으로 치부해버리고 마는 이런 연구들이 현대 과학의 기반을 탄탄하게 다지고 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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