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클릭·풀다운' 그래픽 인터페이스 개척자...PC 대중화 '빌 앳킨슨' 별세

2025-06-08

개인용 컴퓨터에 그래픽 사용자 인터페이스(GUI)를 도입해 대중화에 큰 기여를 한 개발자 빌 앳킨슨(Bill Atkinson)이 지난 6월 5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포톨라 밸리 자택에서 세상을 떠났다. 향년 74세. 유족에 따르면 사인은 췌장암이다.

앳킨슨은 애플의 초기 핵심 멤버 중 한 명으로, 매킨토시(Macintosh) 컴퓨터의 탄생에 깊이 관여했다. 1951년 캘리포니아 로스 가토스에서 태어난 그는 워싱턴대학교 대학원에 재학 중이던 1978년, 스티브 잡스의 제안으로 애플에 입사하며 회사의 51번째 직원이 됐다. 이후 잡스와 함께 1980년대 초 매킨토시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그의 대표적인 업적으로는 그래픽 시스템 '퀵드로(QuickDraw)'의 개발이 있다. 퀵드로는 당시 텍스트 명령어 위주였던 컴퓨터 환경에 아이콘 기반의 시각적 요소를 도입해, 데스크톱과 폴더, 애플리케이션 등을 직관적으로 조작할 수 있게 만들었다. 퀵드로는 매킨토시 GUI의 핵심 기술로 자리 잡았다.

사용자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기능들도 앳킨슨의 손에서 나왔다. 대표적인 것이 파일이나 폴더를 빠르게 열 수 있는 '더블 클릭'과, 메뉴 항목을 한눈에 펼쳐보는 '풀다운 메뉴'다.

그는 또한 디지털 드로잉 프로그램 '맥페인트(MacPaint)'를 통해 누구나 컴퓨터 화면에서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했으며, 프로그래밍 지식 없이도 응용 프로그램을 제작할 수 있도록 설계된 '하이퍼카드(HyperCard)'를 개발했다. 하이퍼카드는 훗날 월드와이드웹(WWW)의 개념에 영향을 준 것으로 평가받는다.

1990년 애플을 떠난 앳킨슨은 이후 소프트웨어 회사 '제너럴 매직(General Magic)'을 공동 설립했지만, 회사는 2004년 문을 닫았다. 그 후에는 자연 사진가로 활동하며 사진집을 출간하는 등 예술 분야에서도 자신의 재능을 펼쳤다.

생전 세 차례 결혼했던 앳킨슨은 부인과 두 딸, 의붓자녀들을 유족으로 남겼다.

김태권 기자 tkk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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