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항정신병약물이 구강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형·비전형을 막론하고 항정신병약물 사용 환자에서 구강 부작용 보고가 유의하게 높았으며, 특히 침 분비 이상이 가장 흔하게 보고됐다.
스페인 바스크 대학교 연구팀이 수행한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Oral Diseases’ 최근호에 실렸다. 연구에서는 유럽 의약품청 약물 감시 시스템인 ‘EudraVigilance’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항정신병약물 관련 구강 부작용 5663건을 분석했다.
연구 결과, 비전형 항정신병약물이 더 많은 사례(5132건)를 차지했지만, 전형 항정신병약물이 특정 구강 부작용과의 연관성은 더 강했다. 가장 빈번한 이상반응은 구강 건조(xerostomia)와 과다침 분비(hypersalivation)였다. 특히 클로자핀(clozapine)은 침 과다 분비 보고 건수가 1619건으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올란자핀(olanzapine)과 쿠에티아핀(quetiapine)은 구강 건조 및 치아 상실과 유의한 연관성이 관찰됐다.
또 아리피프라졸(aripiprazole)은 구강·안면 운동장애(orofacial dyskinesia)와의 연관성이 두드러졌으며, 17세 이하 청소년에서는 혀 부종(swollen tongue) 사례가 보고됐다. 성별 차이는 크게 두드러지지 않았지만, 여성에서 쿠에티아핀 관련 구강 건조 보고가, 남성에서 클로자핀 관련 과다침 분비 보고가 다소 높게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치과 임상에서 정신과 약물 복용 환자의 구강 건강 상태를 체계적으로 모니터링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특히 클로자핀·올란자핀·쿠에티아핀 등 국내에서도 흔히 처방되는 항정신병약물에서 부작용 문제가 두드러진 만큼, 진료 시 약물 이력 확인과 맞춤형 예방 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연구팀은 “항정신병약물 치료 환자는 구강질환 발생 위험이 높으며, 이는 약물이 구강 건강에 미치는 부작용과 밀접히 관련돼 있을 가능성이 크다”며 “정신질환 환자의 삶의 질을 위해 구강검진, 이하선 검사, 맞춤형 구강위생 교육 등 다학제적이고 예방 중심의 진료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