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상하이 공장을 운영하는 테슬라는 '상하이모터쇼'에 3회째 불참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 상하이모터쇼에는 테슬라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었다. 테슬라 발전은 중국 자동차 산업 생태계 성장에 큰 기여를 했다. 특히 테슬라 상하이 공장은 중국 완성차의 전기차-자율주행-소프트웨어중심차(SDV)-생산과 제조 전반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관련 기술을 배운 인력이 중국 업체로 퍼져 나가고 다양한 회사를 발전시키고 생태계를 키워나갔다. 상하이모터쇼에서 만난 중국 업체도 롤모델로 '따라잡기' 대상이던 테슬라 역할에 고마움을 표했다. 상하이모터쇼 2025에서 중국 업체는 '테슬라 따라잡기'에서 '테슬라 넘어서기'로 전환을 시도하고 있었다.
미·중 무역분쟁, 독·중 디커플링, 중국 경기 침체 등 여러 이슈에도, 중국 정부의 기술 산업 투자는 계속되고 있다. 신에너지차에 대한 성장 정책은 중국에서 외국 완성차의 점유율을 크게 하락시켰다. 중국 시장에서 2023년 7월 최초로 중국 토종 자동차 점유율이 50%를 넘어선 이래 2024년 전체 점유율 65%, 2024년 12월 점유율은 68.3%를 기록하기도 했다. 2024년 자동차 수출은 19.3% 성장한 586만대로 집계됐다. 독일·일본 등 주요 완성차의 어려움도 가중되고 있으며 해외 업체의 가격 인하를 위한 중국 부품사 협력도 점차 늘어나는 상황이다.
상하이모터쇼에서는 다양한 전기차, 자율주행 생태계 발전, SDV를 통한 서비스 성장의 노력, 실내 공간에 대한 고려 등이 눈에띈다. 자율주행 생태계 발전도 큰 이슈가 되고있다. 일례로 2019년 'CES 2019'에서 인공지능(AI) 프로세서로 혁신상을 수상했던 호라이즌 로보틱스는 차량용 AI프로세서에 자율주행 소프트웨어(SW)를 내재화하면서 크게 성장했다. 호라이즌 로보틱스는 지난해 중국 자동차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자율주행 프로세서 시장에서 34%로 1위를 차지했다. 해당 시장에서는 모빌아이(20.35%), 엔비디아(14.71%), 르네사스(14.3%), 화웨이(7.26%) 등이 주요 시장을 차지하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도 호라이즌 로보틱스 점유율 확대에 도움을 줬다는 분석이다. 중국 완성차에 자율주행 시스템을 공급하는 측면에서는 모멘타, 딥라우트AI, 호라이즌 로보틱스, DJI, 하오모 등이 주요 공급사로 꼽히고 있다. 자율주행 시스템에서 시작한 모멘타, AI기술에서 시작한 딥라우트에이아이, 프로세서에서 출발한 호라이즌 로보틱스가 비슷한 영역에서 경쟁을 벌이는 상황이다. 가장 활발하게 협력을 진행하고 있는 모멘타는 그동안 메르세데스-벤츠, 토요타 등과 협렵해 올해 상하이모터쇼에서는 상하이자동차, 제너럴모터스(GM)·FAW·혼다·아우디·IM 등과 협력을 발표하기도 했다. 호라이즌 로보틱스는 폭스바겐과 자회사 카리아드와 협력해 카리즌을 설립했다. 덴소·콘티넨탈 등과도 협력하고 있다. 2023년 독일 모터쇼에서는 우리나라의 인공지능(AI) 인식 업체 스트라드비젼과도 협력을 발표한 바 있다.
프리미엄 다목적차(MPV) 시장 성장도 중국 시장의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앞으로 자율주행에서 실내 공간 사용성과 콘텐츠 시장 성장 가능성도 함께 바라볼 필요가 있다. '성공의 상징'으로 불리는 토요타 알파드 이후 프리미엄MPV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 뒷좌석에 1열만 배치해 누워 갈 수 있도록 하는 편안함과 디스플레이와 프로젝터를 이용한 영화와 동영상 콘텐츠 제공이 대표적 특징이다. 프리미엄 MPV시장 성장은 정보통신기술(ICT) 산업과 자동차 산업 융합 측면에서도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중국 관련 전문가는 중국 완성차 시장의 다양성과 생태계 성장을 발전 주요인으로 꼽았다. 중국 완성차의 성장은 AI기술 발전 양상과도 종종 비교된다. AI 기술의 발전이 오픈 소스와 기술 공개에서 비롯된 것처럼 중국 완성차는 다양한 업체가 새로운 시도를 하고, 성공할 경우 그 성공 모델을 빠르게 따라가는 상황이다. 관련 인력 생태계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상하이모터쇼에서는 테슬라 넘어서기를 시도하는 중국 완성차의 현재 모습을 바라볼 수 있었다. 중국 정부의 전략적인 투자, 전기차-자율주행-SDV-AI 등 관련 기술의 빠른 성장, ICT-자동차 산업의 융합, 소비자 친화 모델에 대한 노력 등을 종합적으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상하이모터쇼 다양한 전시는 우리나라 정부 정책과 투자, 기업 기술 개발과 소비자 대응 전략 측면에서 많은 시사점을 주는 상황이다.
정구민 국민대 전자공학부 교수 gm1004@kookmin.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