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 건설부문이 대규모 프로젝트 재개와 신성장동력 확보, 조직 효율화 등 다각도의 전략을 통해 상승 동력을 다지고 있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한화 건설부문의 올해 1분기(1~3월) 매출액은 6536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32% 감소하는 등 외형 축소가 두드러진다. 이는 플랜트 및 해상풍력 사업 부문을 한화오션에 양도한 영향과 대형 프로젝트 공백, 국내외 건설 경기 침체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반면 영업이익은 130억원으로 1년 전보다 38% 증가했고, 영업이익률도 2%로 1%포인트(p) 상승했다. 대형 프로젝트의 일시적 공백에도 수익성 개선에 집중한 내실 경영의 효과로 분석된다. 특히 시공 원가율 개선과 전사적인 비용 효율화 노력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지난 2년간 이어진 영업손실(적자) 등 실적 부진의 여파는 조직구조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2025년 1분기 기준 한화 건설부문 임원 수는 29명으로, 1년 전 35명에서 약 17% 감소했다. 공공사업, 민자사업, 주택사업 등 일부 임원 직책이 사라졌고, 조직 통폐합과 구조 개편을 통한 경영 효율화가 단행됐다. 그룹 내 건설부문의 기여도 하락과 맞물려 임원 자리가 축소된 것이다.
최근 한화그룹이 방산·조선 등 최근 성장세가 두드러지는 주력 사업에 인적 자원을 집중하는 가운데 건설부문은 공격적인 신사업보다 안정적인 매출 확보와 비용 효율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에 따라 임원 규모까지 대폭 축소되는 등 조직 슬림화와 내실 중심의 인사 기조가 뚜렷해지는 양상이다.
한화 건설부문이 향후 실적 반등의 핵심으로 삼고 있는 것은 대형 복합 개발사업과 해외 초대형 프로젝트다. 우선 서울역 북부역세권, 수서역 환승센터, 잠실 MICE 등 조(兆) 단위 대형 복합 개발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우선 서울역 북부역세권 개발은 총사업비가 3조1000억원에 달하는 대형 프로젝트로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이며, 향후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다질 것으로 기대된다. 또 수서역 환승센터 개발사업은 도급액 1조2000억원, 총사업비는 1조6000억원의 프로젝트로, ㈜한화는 신세계, KT에스테이트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사업을 주도하고 있다.

해외에선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공사가 지난해 말 변경 계약 체결을 통해 재개됐다. 총 14조7000억원 규모의 이 사업은 2032년까지 진행되고 향후 8년간 약 8820억원의 매출이 발생할 전망이다. 이미 3만여 가구의 공사가 완료됐고, 잔여 7만여 가구 건설이 본격화될 예정이다. 한화는 이라크 정부의 국무회의 승인 등 최종 절차를 남겨두고 있지만, 국내 건설업계 최대 규모의 해외 도시개발 사업인 만큼 업계의 기대도 크다.
이런 가운데 한화 건설부문은 전통적인 주택·토목 사업에서 벗어나, 데이터센터 건설과 친환경 인프라, 신재생에너지 등 신성장동력 확보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데이터센터는 빅데이터 및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수요가 급증하는 분야로, 장기 임대계약 기반의 안정적인 현금흐름과 높은 수익률로 인해 건설사들의 미래 먹거리로 각광받고 있다.
한화는 이 분야에서도 단순 시공을 넘어 개발까지 확대하며 디벨로퍼 입지를 다지고 있다. 또 친환경 사업에서는 풍력발전(육상·해상)과 강점을 보유한 하수처리장 현대화사업 등 환경 인프라 분야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다.
한화는 2030년까지 국내 톱티어 풍력사업 디벨로퍼 도약을 목표로 내걸고 사업을 확대하고 있으며 자체 개발한 환경신기술과 특허기술을 바탕으로, 환경시설의 융복합 개발사업도 확대하고 있다. 또 대전·천안 등 하수처리장 현대화 사업에서 입증된 기술력을 기반으로 환경시설의 종합 솔루션을 제공하는 단계로 구축하고 있다.
자본시장에서는 이라크 비스마야 프로젝트와 대형 복합 사업의 실적 인식은 이르면 올 하반기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과거 비스마야 공사 진행 시 한화건설의 매출총이익률이 10%를 상회했던 점과 공사 준비 기간 이후 실적 개선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점이 긍정적 모멘텀으로 꼽힌다. 또 재무구조 개선과 주주환원 확대 가능성도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한화 건설부문 관계자는 "현재 회사는 공격적인 확장보다 리스크 관리와 내실경영, 선택과 집중 전략을 견지하고 있다"며 "주요 입지에서의 복합 개발사업과 풍력·환경 등 신규 핵심 전략사업에 인적 자원을 집중해 수익성과 성장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대응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