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프랑스 여행을 떠난 한국 관광객 K씨는 현지 백화점을 찾았다가 깜짝 놀랐다. 한국에서는 주목하지 않았던 한국 화장품 브랜드 조선미녀의 팝업스토어가 성황리에 운영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프랑스 여행을 떠난 한국 관광객이라면 현지 백화점은 물론 약국을 찾아 화장품을 ‘쟁여오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K뷰티의 위상이 이만큼이나 바뀌었다.
특히 한국 시장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으나 해외에서는 사랑받는 이른바 ‘인디 브랜드’들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 부스터스 ‘이퀄베리’, 해외 진출 1년 반 만에 80개국 진출
부스터스가 운영하는 이퀄베리는 론칭 시점부터 해외 시장 공략을 목표로 탄생한 브랜드로, 글로벌 진출 1년 반 만에 북미∙동남아∙오세아니아 등 세계 80개국에서 판매되고 있다. 아마존 입점 2개월 만에 토너 카테고리 14위에 오르는 성과를 거둔 데 이어 미국 외 서유럽∙중동∙오세아니아 등 다양한 대륙으로 빠르게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성장세가 가파른 북미 틱톡숍에 입점해 마케팅에 나선 결과 올해 1분기 매출이 지난해 대비 약 20배를 올랐다.
대표 제품은 바쿠치올 플럼핑 세럼으로 아마존 내 ‘바쿠치올’ 키워드 1위에 올랐다. 동남아 최대 이커머스 플랫폼 쇼피에서는 수영장 토너가 필리핀∙싱가포르∙말레이시아 토너 카테고리 1위를 차지했다. 이퀄베리 측은 현재 글로벌 뷰티 플랫폼을 통해 진출한 국가 내에 직접적인 유통 채널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전하며 해외에서 입지를 확고히 다진 후 내수 시장에 진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 구다이글로벌 ‘조선미녀’, 국적 콘셉트로 대표 K뷰티 알려
구다이글로벌이 운영하는 조선미녀는 미국 아마존 선케어 부문 1위를 차지한 대표 제품인 ‘맑은쌀 선크림’으로 존재감을 과시했다. 국내보다 미국∙유럽에서 먼저 입소문이 난 뒤 한국으로 역수출된 대표적인 사례다. 한국적인 콘셉트로 해외에서 인기를 끌며 대표 K뷰티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지난해 매출 중 90%가 해외에서 나왔다. 글로벌 소비자들에게 낯선 한방 화장품이라는 독특한 콘셉트와 SNS 중심의 마케팅 전략 등이 주효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표상품 맑은쌀 선크림은 미국, 유럽, 호주, 인도 등 100여 개국에 한 달 평균 200만개 이상 수출하고 있다. 백탁 현상이 덜하며 로션과 같은 질감으로 발림성이 좋고 끈적이지 않는다는 점이 해외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덕분이다. 조선미녀는 미국 최대 뷰티 편집숍 세포라와 독점 계약을 맺는 등 해외 유통업체와의 교류도 활발하다.
■ 크레이버 ‘스킨1004’, 신흥시장 공략으로 글로벌 영향력 강화 속도
크레이버코퍼레이션의 스킨1004도 올해 상반기 유럽∙북남미를 중심으로 한 서구권 매출이 전체 매출의 절반에 달한다. 공격적인 해외 진출 전략으로 유통 판로를 개척하고 현지 인플루언서와의 협업 마케팅 등을 적극 전개한 결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유럽 전역에서 대표 뷰티 체인인 ‘세포라’와 ‘디엠’을 비롯한 독일 ‘로스만’, 스페인 ‘드루니’ 등 이커머스 및 리테일 채널을 통해 점유율을 늘려가고 있다. 미국에서는 코스트코∙타겟 등 대규모 유통 실적이 매출 증대로 이어졌으며 동남아에서는 현지 맞춤 마케팅 전략으로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성장한 매출을 기록했다. 스킨1004는 아프리카∙남미 등 최근 높은 실적을 거둔 K뷰티 신흥시장 공략을 이어가며 글로벌 영향력 강화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