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의 대기 정화, 지구 온난화 가속 요인 작용 가능성 높아

2025-07-15

[이미디어= 황원희 기자] 동아시아 지역에서 진행된 대기 오염 정화가 오히려 지구 온난화를 가속화했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최근 Communications Earth and Environment 저널에 발표됐다.

연구에 따르면, 지난 15년간 지구 온난화는 주로 온실가스 배출 증가로 인해 심화됐으며, 이로 인해 지표면 온도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해왔다. 같은 기간 동안 중국을 포함한 동아시아 국가들은 대기 오염을 줄이기 위한 강도 높은 정책을 시행해 왔다. 특히 중국은 연간 약 100만 명이 대기 오염으로 사망하는 현실을 반영해 대규모 정화 작업을 벌여 왔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대기 오염 물질 중 하나인 황산염 에어로졸이 지구 표면을 햇빛으로부터 차단함으로써 기후를 냉각시키는 효과도 있었다고 지적한다. 즉, 대기 오염은 역설적으로 온실가스로 인한 온난화를 일부 억제하는 역할도 해왔다는 것이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2021년 보고서에서 에어로졸이 지구 표면 온도를 약 0.4도 낮추는 효과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당시 평가는 중국 등 동아시아 지역의 급속한 대기 질 개선 정책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함께 제기된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국제기후연구센터(CICERO)의 선임연구원이자 수석 저자인 비욘 H. 삼셋(Bjørn H. Samset)은 “지난 15년간 동아시아의 대기질 개선 정책이 기후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며, “황산염 에어로졸 배출 감소가 최근의 지구 온난화 가속화와 태평양 지역의 기온 상승에 기여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여덟 개의 기후 모델을 활용해 대규모 시뮬레이션을 수행했으며, 동아시아 지역의 황산염 배출이 75% 줄어들면서 온실가스에 의한 온난화를 일부 노출시키고, 전 세계 기온 분포에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다.

논문 공동저자이자 영국 레딩대학교 국립대기과학센터(NCAS)의 로라 윌콕스(Laura Wilcox) 박사는 “에어로졸의 기후 영향은 단기적이지만, 이산화탄소의 영향은 수세기 동안 지속된다”며 “대기 오염 감소로 인한 온난화 가속 현상도 단기적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마스크를 벗는 시기처럼 대기 오염이 빠르게 줄어드는 동안 일시적으로 온난화가 가속되지만, 이후에는 다시 온실가스 배출에 따른 온난화 속도로 돌아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지역적 환경 정책이 지구 전체 기후 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을 강조하며, 향후 기후 대응 전략 수립 시 보다 정밀한 고려가 필요함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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