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타의 아들’ 이승민(20·SSG)은 스스로 빛나는 별이 되기 위해 실력을 갈고닦고 있다.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2군 선수들이 각자의 개성을 뽐내는 퓨처스 올스타전에서 이승민은 이미 유명인사였다. 11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 더그아웃을 오가는 각 팀의 코칭스태프와 해설위원들이 이승민에게 한마디씩 인사를 건넸다. 아버지인 ‘적토마’ 이병규의 안부를 묻는 말이 대부분이었다.
이승민은 지난해에도 퓨처스 올스타전에 출전했지만 올해는 더 특별하다. 아버지와 같은 팀으로 출전하기 때문이다. 북부 올스타에 속한 이승민은 이날 북부 올스타 코치를 맡은 이병규 LG 2군 감독의 지휘를 받는다. 이승민은 “아버지와 같은 팀에서 뛰는 건 오늘이 난생처음이다”라고 말했다.
이승민은 “아버지와 올스타전 관련된 이야기는 많이 안 했다”라며 “공 두 개는 쳐야 한다는 말만 하셨다”라고 말했다.
이승민은 지난해 큰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데뷔했다. 그러나 프로의 벽은 높았다. 아직 1군 경기 경험이 없다. 데뷔 시즌 2군에서 타율 0.285, 홈런 3개를 기록한 이승민은 올해 타율 0.276, 홈런 1개를 기록 중이다. 그는 “아직 냉정하게 1군에 올라갈 만한 실력이 안 된다”라며 확실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승민은 이병규가 현역 은퇴를 한 2016년 야구를 시작했다. 부자간의 ‘배턴 터치’다. 이승민은 “처음에는 제가 야구하는 걸 가족이 모두 반대하셨다”라며 “아버지보다 잘할 가능성이 크지 않으니까 제가 버틸 수 있을지 걱정이 많으셨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는 “아버지가 ‘야구 하다가 그만두고 싶어질 것 같으면 시작도 하지 말라’고 하시기에 ‘안 그만두겠다’라고 선언하고 야구를 시작했다”라고 말했다.
이승민에게 ‘전설’ 이병규는 꼬리표가 아닌, 야구의 길을 더 확실하게 비춰 주는 등대다. 이승민은 “아버지가 계시기 때문에 저에 관한 기사가 한 줄이라도 더 나가면서 제 존재를 알릴 수 있다”라며 “어릴 때부터 야구를 볼 기회, 해볼 기회도 훨씬 많았기에 좋았다”라고 말했다.
이승민은 이날 이 감독과 손을 잡고 타석에 나설 예정이다. 이 전 감독이 과거 유년기의 이승민에게 ‘볼 뽀뽀’를 하는 과거 사진을 재현해 보인다. 지난해에는 ‘적토마의 아들’을 표현한 ‘적토망아지’ 퍼포먼스로 이목을 끌었었다. 이승민은 “잘 살려야 재미있는 퍼포먼스인데 걱정된다”라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