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스카(NASCAR)의 레이싱 대회가 열리는 미국 테네시주 브리스틀의 브리스틀 스피드웨이. 4일 이 장소에서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신시내티 레즈간의 역사적인 미국 메이저리그 경기가 열렸다. 전날 1회 경기 도중 비로 인한 서스펜디드가 선언되면서 이날 경기가 재개됐고, 경기에서는 애틀랜타가 4-2로 승리했다.
MLB는 지난해부터 레이싱 경기장에서 메이저리그 경기를 열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날 ‘MLB 스피드웨이 클래식’이라는 타이틀로 레이싱 트랙에서 열리는 야구 이벤트를 현실화했다. 압도적인 규모를 자랑하는 나스카 경기장 안에 설치된 야구장에는 3일 경기에 9만1032장의 티켓이 판매돼 메이저리그 역사상 정규리그 단일 경기 역대 최다 관중 기록이 새로 작성됐다. 종전 1954년 9월12일 클리블랜드 인디언즈-뉴욕 양키스전에 몰린 8만4587명 관중을 넘어선 신기록이다.
다만 메이저리그 역대 한 경기 최다 관중 기록에는 미치지 못했다. 2008년 시범경기 LA 다저스-보스턴 레드삭스전에는 11만5300명이 채운 바 있다. 이날 경기는 다저스가 로스앤젤레스로 연고를 이전한지 50주년을 기념해 두 차례 올림픽 개회식장으로 사용됐던 로스앤젤레스 메모리얼 콜리세움에서 경기가 열렸다.
경기 주인공은 애틀랜타 외야수 엘리 화이트였다. 화이트는 0-1로 뒤진 2회초 좌월 투런홈런으로 나스카 트랙에서 홈런을 친 첫 역사를 쓰더니, 7회 좌월 솔로포로 개인 통산 두 번째 멀티홈런 경기를 펼쳤다. 화이트가 홈런을 때리자, 외야 펜스와 관중석 사이에 위치한 트랙에서 레이싱카가 홈런 깃발을 흔들며 질주했다.
하지만 MLB 사무국이 기획한 성대한 행사는 서스펜디드 경기로 다소 맥이 빠졌다. MLB 사무국이 공식 관중 수를 발표하지 않았지만, 이날은 관중이 거의 절반 가까이 줄었다.

선수들 사이에서도 불만이 나온다. 서스펜디드 결정을 너무 빨리 내렸다는 판단이다. 2013시즌 이후 처음으로 플레이오프 진출을 노리는 홈팀 신시내티는 서스펜디드 경기로 휴식일에 패배까지 떠 안았다. 뒤이어 시카고 컵스, 피츠버그 파이리츠, 필라델피아 필리스로 이어지는 10연전을 소화해야 한다.
전날 경기에서 선발 체이스 번스를 소모하며 이날 남은 8이닝을 불펜투수 5명을 넣어 막았는데, 이어지는 타이트한 일정과 겹쳐 마운드 운영에 빨간불이 켜졌다. 신시내티 개빈 럭스는 “솔직히 기상 레이더를 보니 1시간만 더 기다리면 경기를 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날씨를 통제하긴 어렵지만 MLB 사무국이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서 어제 멋진 경기를 망쳤다”고 불만을 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