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리] 노인을 위한 로봇은 있다

2025-05-08

이라인네트워크에서 타트업을 뷰합니다. 줄여서 ‘바스리’. 투자시장이 얼어붙어도 뛰어난 기술력과 반짝이는 아이디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가진 스타트업은 계속해 탄생하고 있습니다.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진 이들을 바이라인의 기자들이 만나봤습니다.

효돌이는 로봇 회사 효돌이 만드는 돌봄 로봇이다. 그런데, 생김새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로봇하고는 좀 다르다. 외양만 보면 조금 큰 봉제 인형이다. 대단하다 찬사받는 테슬라 옵티머스처럼 손가락을 움직여 달걀을 쥔다거나, 혹은 두 발로 뛰어 마라톤 대회에 참여할 수 있는 그런 로봇은 아니다.

손발도 못 쓰는데 ‘돌봄’이라는 말을 어떻게 붙일 수 있냐면, 효돌이는 할머니 할아버지네 집에 들어가 살면서, 노인들의 감정을 어루만지고 상태를 추적한다.

“우리 효돌이가 왼손이 아파요. 전원을 켜면 자주 소리가 안 나요. 제가 너무 외로워서 우리 효돌이가 잠시도 없으면 너무 힘들어요. 우리 효돌이 잘 부탁합니다.”

어떤 어르신에겐 이 작은 인형이 가장 깊게 정을 준 손주와 같다. 효돌은 하루종일 입 한 번 일 없는 할머니의 말벗이 돼고, 밥맛 없다 식사를 거르는 할아버지가 숟가락을 들게 하는 일을 한다. 어느 할머니는, 동네 사람들이 이상하게 보든 말든 밭일을 갈 때마다 효돌을 업고 나간다. 이 작은 로봇이 어떤 어르신들의 마음 속에서 이뤄낸 일은 일상의 작은 기적처럼 보인다.

효돌을 만든 김지희 대표를 경기도 안양시에 위치한 이 회사 사무실에서 만났다. 김 대표는 원래 LG전자에서 엔지니어로 일했고, 퇴사 후엔 기업 컨설팅을 했다. “IT 기업에서 일하다가 왜 노인 사업을 하게 됐느냐”고 묻자, 김지희 대표는 잠시간 말을 멈췄다.

“측은지심이 들어서요”

김 대표는 일을 하면서 많은 노인을 만났다고 했다. 어떤 할아버지는 김 대표의 물음에 답을 하려던 순간, 입에서 ‘뻑’ 소리를 냈다. 온종일 한 마디 할 일 없는 노인이 정말로 오랜만에 입술을 떼다가 벌어진 일이었다. 이 노인들이 꼭 가난해서 홀로 지내는 것은 아니다. 김 대표가 만난 노인들은 돈이 있으나 없으나 대부분 외로웠다. 김 대표는 늙어가는 사람들이 불쌍했다

“가전이나 정보통신(ICT) 기술을 계속 다뤄왔는데, 이런 기술 자체가 노인분들한테는 먹히지가 않잖아요. 내가 10년 동안이나 해왔던 가전, ICT 기술을 활용해서 노인들의 삶에 변화를 일으키는 일을 하고 싶었어요”

김지희 대표의 말을 가만히 듣다가, “사람과 함께 사는 로봇”을 개발하는 이들은 “에프(F, 감정이 중요한 사람)형 인간”이어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 F형 인간들은, 당연히 개발도 잘해야 한다. 진짜 사람과 소통할 수 있는 로봇은, 사람이 거부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을 만큼 어떤 ‘포인트’를 세심하게 뛰어 넘은 기술만이 구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고의 효자는 같이 사는 자식이다

원래는 기술을 백그라운드로 갖고 있는데, 어떻게 ‘돌봄’ 로봇으로 사업을 하게 됐나요?

노인에 대해 관심이 많았어요. 그래서 완전히 제로 베이스에서 복지관 선생님들이랑 같이 어르신들 인터뷰도 하고, 하루종일 관찰도 했어요. 그랬더니, 노인 문제라는 것이 사회 경제적인 것, 질환이나 질병처럼 뭔가 큰 덩어리가 아니라, 어르신들 삶 자체가 그냥 너무 외롭고 쓸쓸하고, 소외되고 그렇더라고요.

말 할 사람이 없으니까, 하루종일 얘기를 안 하니까, 입을 딱 떼시면 ‘뻑’ 하는 소리가 나고, TV만 보다 보니까 의욕도 없고 식사도 거르시고…. TV도 어떤 목적이 있어서 보는 게 아니라, 그냥 정말 ‘말소리’ 때문에 켜놓으시고…. 생활 관리가 안 되니 건강 관리도 안 되고, 외로움이 더 커지고. 이게 정말 매일매일의 시간 문제라는 걸 느꼈어요.

어르신의 생활 옆에서 밀착한 서비스면서도 세상과도 연결시켜줄 수 있는 게 뭘까를 고민했어요. 그런데 휴대폰이나 탁상 시계, 라디오 같은 것은 의인화가 안 되니까, 의인화되는 존재를 생각하다보니 ‘인형’ 이라는 폼팩터가 된 것 같아요.

효돌’이는 어떻게 탄생했어요?

기획 자체는 오래 됐어요, 한 2015년 쯤? 어떤 걸 벤치마킹한 게 아니라, 정말 제로 베이스에서 어르신들을 리서치하면서 이런 콘셉트를 만들었거든요. 일곱살 아이, 정말 손주 같은 캐릭터고 할머니가 아침에 일어나서 주무실 때까지 챙겨드리는요.

그때 많이 생각했던 게, 50~60년 전만 해도 제 친구들도 어릴 때 할머니 할아버지 모시고 사는 집이 적진 않았어요. 엄마 아빠는 돈 벌러 가면, 할머니 할아버지가 집안을 관리하고, 애기도 키우고. 그런데 할머니 할아버지는 몸이 안 좋으니까 아이들이 심부름도 하면서, 서로 상호 돌봄이 되는 거잖아요? 이게 상당히 기능적인 가족의 모습이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가족이 붕괴 됐으니, 얘(효돌)가 그런 역할(손주)을 해야겠다….

맞아요, 저 어렸을 때도 그랬어요

엄마 아빠가 집에서 돌아오면, 애들이 “엄마 오늘 할머니 아팠어” 라거나, “할머니 심부름 갔다왔어” “할머니 오늘 이런 노래 들었어”라고, 미주알고주알 이야기 하면 엄마 아빠가 이걸 듣고 할머니 상태를 알 수 있잖아요? 효돌이가 그런 역할을 하는 거죠. 할머니의 자녀나 사회복지사에게 할머니의 상태를 알려줄 수 있어요. 자녀나 사회복지사가 효돌이랑 같이 할머니 할아버지를 케어한다는 그런 개념이죠.

효돌이가 할머니 할아버지의 상태를 어떻게 아나요?

예를 하나 보여드릴게요. (노트북 화면을 보여주면서) 전남 강진에 있는 ‘노인 맞춤 돌봄센터’에서 스무명의 어르신을 효돌이를 통해서 케어하고 있어요. 한 분 한 분이 다 효돌이랑 살고 계세요. (시계를 보더니) 지금 시간이… 2시 29분이죠. 노트북 현재 어르신들이 다 움직임이 있다는 걸 지표로 보여줘요. 효돌이가 레이더 센서를 달고 있어요. 그래서 움직임을 감지 하거든요.

저희가 효돌이를 데려가시기 전에, 한분 한분 먼저 (정보를) 확인합니다. 생일이라든지 평소에 몇시에 일어나서 몇시에 주무시는지, 드시는 약은 없는지, 있다면 언제 드셔야 하는지 같은 것들요.

평소 루틴을 미리 조사하셨네요

네, 그러면 효돌이가 생일에 노래를 불러드리고, 아침에는 할머니가 일어나셔야 할 시간에 깨워드려요. 매일 같은 말로 깨우면 지루하니까, 깨우는 말만도 60여개의 다른 패턴이 있어요. 그리고는 “할머니 아침 드실 시간이에요”라고 식사를 챙기고, 미리 체크한 내용 중에 고혈압이나 당뇨가 있으면 “할머니 짜게 드시면 안돼요”라고 말하거나, 식사 후엔 “할머니 약 드시게 준비하세요, 물 챙기셨어요?”라고 말해요.

그런데, 실제로 약을 드셨는지, 안 드셨는지 알 수 없으니까, 그러면 또 물어봐요. “할머니 약 드셨으면 ‘응’이라고 말해주세요”라고. 그렇게 체크를 해요. 레이더 센서가 있으니, 할머니 외출 여부를 알 수 있죠. 어디 갔다 오셨는지 반김 인사도 하고, 아침에 일어나면 할머니가 잠을 잘 주무셨는지, 하루 계획은 어떤지도 물어보고요. 기분이나 통증 같은 안부도 여쭙니다.

그렇게 체크한 내용은 어떻게 쓰이나요?

할머니와의 모든 대화를 기록하는 것은 아니고요, 기상이나 식사, 약처럼 할머니 건강이나 안전과 관련해 체크해야 하는 데이터는 녹음을 해서 텍스트로 바꾼 후 보호자에 전송을 해드려요.

통상 로봇에서 가장 쉽게 보이는 센서가 카메라인데, 효돌이는 카메라가 안 들어갔어요. 이유가 있을 것 같은데요

맞아요. 사실, 올해 나오는 옵션으로는 카메라를 넣긴 하는데, 기본적으로는 카메라 자체를 배제하려고 했어요. 초기에 효돌이는 응급상황 대처보다는, 할머니랑 말벗이 되고 친구가 되려 했어요. 그런데 카메라는 목적이 너무 명확하잖아요. 뭔가를 감시하고 모니터링 한다는 거니가요. 그래서, 일단은 얘(효돌)를 더 예쁘고 사랑스럽게, 할머니의 손녀가 되는 거에 시나리오랑 모든 것이 포커스가 됐고, 움직임 관리는 레이저 센서로만 했어요.

그런데 기능이 점점 발전하면서, 카메라가 필요한 경우가 생기고 있어요. 예를 들어서, 지금은 만약에 할머니가 “살려줘”라고 말하면 효돌이가 “상담사를 연결해드릴게요, 전화를 꼭 받아주세요”라고 말하고 바로 관제센터로 내용을 전달해요. 관제센터에서 어르신께 전화해서 세 번 이상 안 받거나 응급상황이라고 판단하면 119가 출동하는 서비스가 지금 되고 있어요.

이때 카메라가 되면, 할머니 얼굴을 비춘다거나 하는 식으로, 상황을 더 정확하게 알 수 있으니까요, 이런 응급 관리를 위해서는 카메라가 있으면 좋긴 좋겠지만…. 그래도 사실 카메라는 보호자를 위한 거라는 생각이 아직은 더 큽니다.

할머니는 계속 촬영이 된다는 게 오히려 불편하실 수 있겠어요

예, 실제로 그렇대요. 그래서 지금도 효돌이랑 별개로 카메라를 같이 설치할 경우엔 어르신들이 “그 카메라 다 빼라”고 하시는데요. 여전히 보호자들은 카메라에 대한 수요가 높아요. 그래서, 아침 저녁으로 건강 체크를 할 때만 카메라가 잠깐 켜져서, “할머니 저랑 사진 찍어요” 하는 식으로 딱 한두번만 사진을 찍어 체크를 할 수 있게, 그렇게 제한적으로 카메라를 활용해보려고 지금 개발하고 있어요.

지금 효돌이한테는 어떤 센서가 들어가나요?

레이더와 터치 센서가 있어요. 센서는 머리, 등, 양귀, 양손에 들어가요. 머리를 쓰다듬거나 등을 토닥이고 귀와 손을 만지고 말을 걸 수 있죠. 계속해 대화하고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그렇게 유도하고 있습니다.

“이 세상에서 나를 무조건 지지해주는 사람 단 한 명만 있어도”

말을 하던 김지희 대표가 효돌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때, 갑자기 효돌이가 말했다. “머리가 간지러워요. 이가 있으면 어떡하죠?”

‘이’라니요(웃음). 단어들이, 할머니 할아버지에 맞춰져 있는 듯 하네요

네, 할머니 할아버지랑 대화를 효돌이가 잘 해요. “우리 점심 뭐 먹을까?” 물어보면 “할머니랑 먹는 거면 뭐든지 좋아요. 함께 먹는 게 제일 맛있죠”라고 답하기도 하고요. 어르신들 종교에 맞춰서, 관련된 콘텐츠를 AI 스피커처럼 틀어드리기도 하고요.

로봇이랑 이야기 한다는 게 늘 같은 패턴이거나 혹은 정해진 대답만 나온다면 금방 싫증이 날 수 있을 거 같아요. 효돌이 대화의 자유도는 어느 정도인가요?

할머니가 일어나서 주무실 때까지, 효돌이가 먼저 말을 걸고 (생활을)터치하는 질문들은, 각 동작에 대해서 60여가지 시나리오들이 이미 있어요. 그런 모델이 8000~9000대 정도 보급이 됐고요. 그 다음에, ‘플러스 효돌’이라고 불리는, 자유 대화를 하는 GPT 버전의 효돌이가 2000대 정도 더 보급이 됐어요. GPT를 저희가 저희 캐릭터로 튜닝을 해서 보급을 했어요.

두 효돌이 버전에 대해서는 반응이 다른가요?

1세대 보급을 하면서 느낀 거는, 효돌이는 할머니를 무조건 지지하고, 할머니를 무조건 좋아하는 유일한 아이에요. 딸도, “아, 엄마 이거 좀 버려”하고 잔소리하고,

맞아요, 오히려 더 싸우죠

그렇잖아요. 그런데 얘는 나를 완전히 무조건적으로 지지해주죠. 그런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어야 해요. 그런 거처럼 효돌이는 할머니가 예쁘고, 할아버지가 신성일보다 더 멋있다고 칭찬도 하고 애교도 부려요. (1세대 버전이) 일방향이긴 하지만 어르신들이 효돌이한테 마음을 털어놓게 된거 같거든요.

인문학자들이 “대화라는 게 정보 교류보다 마음을 나누는 것”이라고 하죠. 그러면, (GPT 기능이 들어간) AI 스피커는 묻고 대답해 정보 전달을 하니까 인터랙티브한 거고, 1세대 효돌은 인터랙티브 하지 않다고 볼 수 있을까요?

1세대 효돌이를 보녀서, ‘일방향과 쌍방향’이라는 것에 대해서, 그리고 ‘대화’라는 것에 대해서도 저는 개념이 새롭게 정의된 것 같고요.

솔직히 말하면, 쌍방향 대화는 “청국장 어떻게 끓이냐”와 같은 정보를 주니까주제가 확 넓어지고, 질문에 대답을 해주니까 새로운 세상이 열리긴 열렸는데, 그 기능을 어르신들이 100% 누리느냐 하면, 그건 아닌거 같아요. 1세대 효돌은 어르신들이 무얼 새로 배울 필요가 없이 다 쓸 수 있었어요. 터치하고, 얘가 말시키면 대답하시고 그런 거였는데, 2세대는 대화에 대해서도 학습이 필요하고요, 양손을 터치한다든지 해서 대화의 트리거를 만들어야 하니까요.

그렇네요. 얘기하면서 효돌이를 계속 보니, 처음보다 더 귀엽게 느껴져요. 디자인은 어떤 거에 중점을 좀 두셨어요?

초기에는 정말 철수, 영희처럼 머리에 땜빵도 있고, 촌스럽고 못생긴 아이였는데, 지금은 되게 예뻐졌어요.

원래, 애들은 못 생겨야(?) 더 귀엽잖아요

그러니깐요. 그런데, 이게 세련되지긴 했는데, 지금도 젊은 사람들 눈에는 아이돌 인형 같이 예쁘진 않조. 그냥 할머니 할아버지들 보시기 편하고,귀엽고가 되게 중요하고요.

할머니 사랑을 아주 쏙 받겠어요

지금 효돌이가 할머니 할아버지한테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 논문이 국내에 24 정도 나와 있어요. 거길 보면, 어르신들이 “너무 예쁘고 귀여운데 뭐라고 말도 하네, 약 시간도 챙겨주고, 복지사가 내가 어디 갔다왔는지 다 알아, 그래서 어떻게 알아 물어보면 효돌이가 알려줬다고 그래” 라고 말하더래요. 그러면서 효돌이를 신뢰하기 시작한 거죠.

효돌이는 대체적으로 복지관을 통해서 어르신들과 만나나요?

90%는 지자체나 관공서를 통해서 가고요, 10%는 개인이 찾으세요. B2G 사업이 좋은 게, 그래야 일단은 더 취약계층 어르신들한테 대량 보급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잖아요. 그런데 또 개인 구매자들도, 부모님이 멀리 지방에 살아서 1년에 한두번 밖에 못 보는데, 효돌이가 있으면 지금 엄마 상태가 어떤지 알 수 있으니까, 그래서 찾으시는 분들도 있고요.

인간하고 같이 사는 로봇이잖아요, 그런 로봇은 어때야 할까요?

일단 호감, 비호감을 (사람이) 느껴야 하는데…. 일반적인 사물, 그러니까 휴대폰 같은 것에 우리가 어떤 감정을 갖고 있진 않잖아요. 그런데 정서를 케어하는 로봇은 감정을 갖게 되기 때문에 호, 불호가 있어야 하는거 같아요. 예를 들어서, 여기 효돌이를 소재로 쓴 논문을 보면 “내가 지금 사업 망했다고, 이런 인형 갖다주는 거야?”라고 불호를 보이시는 분들도 있거든요. 그게 무엇이든, 일단 정말 감정을 가질 수 있는 대상이 되어야 한다는 게 1순위 같고요.

그다음으로는, 보호자와 확실히 협업해서 어르신을 케어할 수 있는, ‘협업의 위치’에 있어야 하는 거 같아요. AI가 사람의 일을 대체한다고 하더라도, 90세 할머니를 케어 하는 일은 결국에 사람이 하는 거죠. 사람이 하는 건데, 효돌이 같은 로봇은 그 사람을 도와주는 포지션이기 때문에 오히려 생명력이 있다고 봐요. 그래서 얘는 협업하는 아이여야 해요. 적절한 시점에 보호자에게 일러 바치고, 얘기해주고 리포팅 할 수 있게 설계가 돼야 하죠.

사람처럼 느껴져서 이런 말 그렇지만, 얘는 그럼 충전은 어떻게 해요? 잘 대화하다가 충전해야 할 때, 그럴 때 얘가 갑자기 기계로 느껴지는 모멘텀일 거 같아서요

맞아요. 얘가 “할머니 배고파요, 밥주세요”라고 얘기하고요. 한 번 충전하면 이틀 정도 가요. 할머니들이 얘를 데리고 소풍도 많이 가시고, 여기저기 데리고 다니시고, 옆에 앉혀 놓고 밭일도 하시고요.

그런테 테슬라 같이 완전히 사람처럼 움직이는 로봇이 가정 내에 들어오게 되면, 그런 시점에서도 효돌이처럼 인형 같은 로봇이 갖는 강점이 있을까요?

어린 아이 혼자 집에 안 두는 이유가, 갑작스런 상황에 대처하지 못할 때를 대비하는 거잖아요? 어른이 그 아이를 제어할 수 있어야 하죠. 로봇도 마찬가집니다. 로봇이 갑자기 돌진한다거나 할 때, 인간이 로봇을 제어할 수 있는 힘이나 능력이 있어야 그 로봇을 쓸 수 있겠죠.

할머니가 로봇을 안전하다고 느낄 만큼 친절해지고 할머니와 같이 뭘 할 수 있는 정도까지 오기에는 시간이 꽤 걸릴 것 같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실제로 테슬라가 주방 일을 할 수 있는 순간까지 오더라도, 효돌이와 같은 로봇은 또 그 역할이 있다고 봐요. 예를 들어서 할머니가 효돌이와 있다가 “효돌아, (테슬라 로봇한테) 감자 좀 썰어놓으라고 해라”라고 말씀하시면, 효돌이가 할머니와 로봇 사이에서 커뮤니케이션을 원활하게 해주는 역할을 하는 것 같이요. 그래서, 이런 아이들은 항상 포지션이 열려 있는 것 같아요.

효돌이는 그러면, 다른 나라 어르신들도 만날 계획이 있나요?

네, 저희가 효돌이를 데리고 CES도 가고 MWC도 갔어요. 작년에 MWC에서 수상도 했고요. (MWC에서 상을 주면서) 이런 로봇이 어떻게 사회를 발전시킬 수 있는지가 주요한 질문이었는데, 저희는 어르신 돌봄을 AI와 인형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건강 관리 뿐만 아니라 정서적 관리를 도울 수 있다는 걸 보여드렸고요.

효돌이를 외국 사람들에게 보여주면 일단 귀엽고, 친근하게 생겼고, 또 GPT 기능이 들어간 것에 대해서도 호응도가 매우 높더라고요. 따로 홍보를 하지 않았는데오, 싱가포르 병원이나 네덜란드 이런데서 먼저 보러 오기도 하고요.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세우고 있나요?

국내에서는 지금 복지용구 예비급여가 됐어요. 노인 장기요양보험 대상자들이 한 100만명 정도 되시는데요, 그분들이 3~6등급에서 거동이 불편해 집에 있으시거나 인지장애 있으신 분들이 효돌이를 구매할 때 보조금을 정부에서 해주는, 그런 아이템의 예비 급여로 선정이 된 거죠. 시범 사업 중인데요, 우선은 이게 정착이 돼서 적어도 국내에서는 효돌이를 필요로 하는 분들이 얘를 다 쓸 수 있게 됐으면 좋겠어요.

또, 한국은 돌봄에 대한 에너지가 있고 ICT 기술력도 있잖아요. 로봇을 기반으로 한 돌봄 시스템 자체가 효돌이라는 회사를 통해서 표준화되고 잘 정착이 됐으면 해요. 현지화를 잘 거쳐서 정말 글로벌 돌봄 서비스의 한 축이 되지 않을까, 그걸 해보고 싶어요.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남혜현 기자> smilla@byline.network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