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인공지능(AI) 기업 오픈AI가 공개한 최신 AI 모델 ‘GPT-5’를 두고 할루시네이션(환각) 논란이 일고 있다. ‘가장 똑똑한’ AI라며 자화자찬했지만 단순한 질문에 엉뚱한 대답을 하는 등 일각에서는 기대에 못 미친다는 반응이다.

오픈AI는 7일(현지기준) 생성형 AI 챗GPT의 기반이 되는 최신 AI 모델 ‘GPT-5’를 공개했다. GPT-5는 오픈AI의 일반 모델과 ‘o’ 시리즈의 추론 모델을 통합한 것으로, 플래그십 일반 대화형 모델인 ‘GPT-4o’와 추론 모델 ‘o3’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 통합했다.
샘 올트먼 오픈 AI CEO는 출시 전날 진행된 사전 브리핑에서 “GPT-3는 고등학생과 대화하는 느낌이었다면 GPT-4는 대학생과 대화하는 느낌이었고, GPT-5는 박사급 전문가와 대화하는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GPT-5에서도 과거 모델들처럼 할루시네이션 문제가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GPT-5에 대해 설명해줘”라는 한 GPT-5 유료 버전 이용자의 물음에 “GPT-5는 현재 출시되지 않았으며, 오픈AI의 최신 모델은 GPT-4”라는 답이 돌아왔다. GPT-5가 본인의 출시 여부를 인지하지 못한 상태인 셈이다. 심지어 “GPT-5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나 출시 일정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고 답했는데 이는 GPT-5 출시일과 관련된 최신 뉴스마저 인식하지 못한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요금제에 대해서도 불만이 나오고 있다. 올트먼은 모든 유저에게 GPT-5를 무료로 제공하겠다고 발표했지만 막상 공개된 결과는 무료 사용자와 플러스 유료 사용자, 프로 사용자 간 차등이 있어서다. 한 AI 스타트업계 관계자는 “무료라는 발표는 솔직히 그냥 마케팅용으로 보인다”며 “GPT-5가 박사급이라고 했는데 그럼 무료 사용자는 석사, 플러스 사용자는 박사 수료생으로 봐야하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이날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엑스(X·옛 트위터)에 “결론적으로 말해서 ‘그록4 헤비’는 2주 전에 지금의 GPT5보다 더 똑똑했고, G4H(그록 4 헤비)는 이미 훨씬 더 나아졌다”며 GPT-5를 저격했다. 머스크가 GPT-5보다 낫다고 주장한 그록4는 xAI가 지난달 초순 출시한 최신 모델이며, 그록4 헤비는 멀티 에이전트 기능을 갖춘 모델이다.

머스크는 과거 올트먼과 함께 오픈AI 설립에 참여했다가 견해차로 결별했다. 이후 올트먼과 대립각을 세우면서 챗GPT를 능가하는 AI 챗봇을 내놓겠다는 목표로 xAI를 설립한 뒤 AI 모델 개발 경쟁에 열을 올려 왔다. 머스크는 오픈AI가 당초 비영리 단체로 운영하겠다는 약속을 어기고 영리를 추구해 투자자 등과의 계약을 위반했다고 주장하며 지난해 오픈AI와 올트먼 등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채명준 기자 MIJustic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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