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2025 하반기 금융 시장, 주목할 관전 포인트는?

2025-07-10

금융시장은 마치 거대한 바다와 같다. 파도라는 위기를 거스를 순 없지만, 방향을 읽으면 흐름을 타고 더 멀리 갈 수도 있다. 불확실성으로 가득 찬 금융시장이라는 망망대해(茫茫大海)에서 현명한 항해자가 되기 위해, 올 상반기 시장의 주요 흐름을 되짚어보며, 하반기 금융시장의 핵심 관전 포인트를 살펴보고자 한다.

美 트럼프 정책과 연준 통화 기조가 변수

2025년 상반기 글로벌 금융시장의 핵심 키워드는 단연 '미국 트럼프 정부의 고율 관세 정책'이다. 자국 산업 보호를 명분으로, 철강·자동차·가전 등 한국 주력 수출 품목에 대해 고율 관세가 논의되며, 국내 기업들의 수출 실적에도 이미 부정적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

관세가 현실화될 경우, 가격경쟁력 약화로 이어져 기업실적 타격→외국인 자금 이탈→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등으로 전개될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대미 수출 의존도가 높아, 정치적 불확실성에 따른 시장 충격이 불가피하다.

한편 트럼프 정부는 법인세 인하를 포함한 감세정책과 규제완화 기조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이는 단기적으로 미국 기업의 실적 개선에는 긍정적이나, 장기적으로는 재정적자 심화와 인플레이션 우려로 이어질 수 있어 글로벌 채권시장의 변동성을 확대시킬 수 있다.

최근 트럼프는 감세 법안에 서명하며 부채한도를 이미 증액했다. 이에 하반기 관세 협상이 완만하게 전개되고,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기조가 안정세를 보인다면, 국내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을 완화하고 전반적인 시장 안정에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또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통화정책 역시 국내 시장에 중요한 변수다. 상반기 연준은 경제지표 호조로 금리를 동결했지만, 최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는 여전히 연내 2차례 금리인하 가능성을 시사하며 시장에 완화적 신호를 보냈다. 금리인하 사이클이 재개된다면, 이는 채권시장뿐 아니라 리츠, 고배당주, 성장주 등 다양한 자산군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국내 경기 부양책과 자본시장 개혁의 성패

국내 경제는 올 1분기 민간소비와 건설 및 설비 투자 부진으로 역성장을 기록했다. 여기에 미국발 관세 우려로 수출 부진까지 겹치며, 올해 경제성장률은 1% 미만이 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난달 새롭게 출범한 이재명 정부는 민생회복과 경기부양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2차 추가경정예산 편성과 금리인하 가능성, 그리고 적극적 재정 지출과 구조개혁을 통해 경기를 부양하고자 하는 의지를 내비쳤다.

단기적으로는 완화적인 재정정책으로 자금 공급 확대에 의한 금리상승 요인이 존재하겠지만, 하반기 이후 경기 둔화세가 반영되면서 채권시장은 점차 하향 안정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눈여겨볼 점은 자본시장 개혁 움직임이다. △상법 개정 △'원스트라이크 아웃' 도입 △배당소득세 개편 등 제도적 변화는 국내 주식시장에 대한 신뢰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다. 여기에 원화 환율 안정과 수출 회복세까지 동반된다면, 외국인 순매수 확대 가능성도 기대해볼 수 있다.

AI와 반도체, 수요 지속 가능성과 성장 여부

2025년 상반기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가장 강력한 성장축은 단연 인공지능(AI)과 반도체 산업이었다.

미국 S&P500 지수는 엔비디아를 비롯한 반도체·AI 관련 빅테크 기업들의 주도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국내시장에서도 삼성전자 등의 주가 회복으로 코스피 3000선을 탈환하며 긍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AI 인프라에 대한 글로벌 기업들의 투자 흐름이 계속될 수 있을지, 아니면 일시적 과열 뒤의 조정 국면이 올 것인지가 관건이다. 특히 상반기가 '기대감'이 주도한 구간이었다면, 하반기는 실적과 매출 구조가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밸류에이션 조정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즉, 투자자 입장에서는 AI 수요의 실질 지속성과 기업들의 실적 가이던스 현실화 여부를 면밀히 점검해야 하는 시점이다.

변화의 파도를 기회로 바꾸는 전략 필요

2025년 하반기 금융 시장 전망은 그 어느 때보다 복합적이다. △미국의 금리 방향성 △관세 정책의 전개 양상 △국내 경기 부양책의 효과 △자본시장 개혁의 진척 등 다양한 변수가 맞물리며 시장 흐름을 결정짓게 될 것이다.

투자자들은 단기적 변동성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글로벌 흐름과 국내 정책 변화를 면밀히 점검하며 포트폴리오의 유연성과 분산 전략을 갖춰야 한다. 불확실성의 시대, 결국 중요한 것은 방향을 읽는 통찰력이다. 격동하는 금융 시장에서 '흐름을 타는' 이들이야말로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항해자가 될 것이다. /글=유수정 IBK기업은행 역삼WM센터 PB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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