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신자컵인데, 박신자가 왜 못 뛰겠어요(웃음)?”
2025 BNK금융 박신자컵이 30일에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개막한다. WKBL 6개 구단과 일본 W리그 2팀(후지쯔, 덴소), 스페인 사라고사와 헝가리 DVTK가 자웅을 겨룬다. 유럽 팀이 처음 가세했기에, 이번 박신자컵은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다.
또, 박신자컵이 10주년을 맞았다. 그래서 WKBL은 박신자 여사를 또 한 번 초청했다. 초청된 박신자 여사는 2년 만에 한국을 찾았다. 그리고 이번 박신자컵 개막전(부산 BNK vs 후지쯔 레드웨이브)의 시투와 객원 해설을 맡는다. 후배들의 경기를 지켜볼 예정이다.
그리고 박신자 여사는 지난 27일 ‘2025 WKBL 국제 유소녀 농구 챔피언십 WITH BNK금융’ 환영 만찬에 참석한 바 있다. 깜짝 등장이었지만, 유소녀 선수들에게 진심 어린 말을 남겼다. 박신자컵 개막일에는 후배들과 만났다.
박신자 여사는 시투 직전 기자회견실에서 기자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만 83세의 고령이지만, 또렷한 어조로 기자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인자한 표정과 여유로운 마음 또한 기자들에게 보여줬다. 아래는 기자회견실에서의 일문일답이다.
부산을 방문한 소감은?
처음에 6.25전쟁 때 부산으로 피난을 왔어요. 그때의 부산이 떠올랐죠. 그래서 부산을 왔을 때, 그때의 집을 찾고 싶었습니다. 피난민들한테 호의를 베풀어준 분들 또한 찾고 싶었고요.
그래서 부산의 인상이 너무 좋았고, 부산이 너무 감사했어요. 그리고 해운대해수욕장을 찾은 기억도 나네요. 조선호텔이 있었고, 주변에 상가들이 있었어요. 다만, 그때의 부산을 떠올린다면, 지금의 부산은 천국인 것 같아요(웃음).
근황
너무 늙어서, 걷는 운동만 하고 있어요. 최근에는 골프를 치고 있어요. 한국에서와는 달리, 저렴하게 칠 수 있거든요(웃음). 골프가 그냥 걷는 것과는 확실히 달라서, 많은 운동이 되는 것 같아요.
박정은 감독의 젊은 시절을 누구보다 잘 알 것 같습니다.
농구를 별로 못했어요(웃음). 3점만 쐈고, 부딪히는 걸 잘 못했죠. 그런데 맥을 잘 짚었어요. 머리가 좋았다는 뜻이죠.
하지만 원로셨던 정상윤 선생님께서는 저한테 “너 큰일 났다. 너보다 농구 잘하는 애 나왔어”라며 (박)정은이를 극찬해주셨어요.
유소녀 국제 대회가 처음으로 열렸습니다. 감회가 남다르실 건데요.
WKBL 고위 관계자분들께서 농구를 너무 사랑하시고, BNK금융그룹 회장님도 지원을 많이 해주셨어요. 덕분에, 유소년 국제 대회가 열려, 저는 농구인으로서 너무 기뻣습니다. 그리고 유소녀 선수들을 환영 만찬에서 봤는데, 눈물이 나더라고요. 또, 이 친구들의 나이가 어느 정도 될 때, ‘한국 여자농구가 뭔가 되겠구나’라는 생각도 들었고요.

선수 시절 때 페루에서 세계선수권대회를 치렀습니다. 페루에서는 8위를 했죠. 그리고 체코 세계선수권대회를 졌는데, 개최국이었던 체코까지 꺾었습니다. 순위 또한 2등이었죠. 그래서 너무 좋았습니다.
그렇지만 지금 여자농구는 올림픽에도 나가지 못합니다. 일본 여자농구 국가대표팀한테도 져요. 그 점이 너무 화가 났어요.
그래서 여기 계신 기자님들이 선수들을 채찍질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체력을 끌어올려야 하고, 슈팅을 더 연습해야 한다”라고요.
‘선수 박신자’가 ‘박신자컵’에 뛸 수 있다면?
저 때는 보통 20살까지만 운동을 했습니다. 20살이 되면, 시집을 가야 했죠. 그런 걸 감안하면, 저는 농구를 오래 했습니다. 1967년 11월(만 26살)까지 농구를 했거든요.
아. 금메달도 있었네요(웃음). 대학원생 자격으로 도쿄 유니버시아드 대회에 참가했는데, 그때 금메달을 땄거든요. 그 점을 좀 자랑하고 싶네요(웃음).
무엇보다 저는 농구를 너무 사랑합니다. 연습도 많이 했죠. 물론, 지금은 조카사위(배우 한상진)에게 의존해서 걷고 있지만(웃음). 지금도 뛰고 싶어요. 박신자가 박신자컵을 왜 못 뛰겠어요(웃음)?
박정은 감독을 다시 한 번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감독 박정은’은 어떻게 보이시나요?
저는 감독으로서 젬병이었습니다. 감독 부임 후 한 번 밖에 못 이겼죠. 하지만 정은이는 달라요. 방열 전 감독이 감독 전문가인데, 그 분께서 “‘감독 박정은’이 ‘선수 박정은’보다 낫다”라고 하시더라고요.
시투를 하십니다.
저는 연습광이었습니다. 중학교 대도 자유투 10개 연달아 못 넣으면 집에 가지 못했어요. 태릉선수촌에서도 자유투 100개를 연달아 넣었죠. 어쨌든 될 때까지 했습니다. 또, 저를 도와준 코치님이 계셨기에, 제가 그렇게 연습할 수 있었고요. 선수는 어쨌든 훈련으로서 스스로를 완숙하게 해야 합니다. 그랬기 때문에, 제가 좋은 평가를 받았던 것 같아요.
아. 질문 내용이 ‘시투’였죠(웃음)? 아까 던져봤는데, 골대가 높아보이더라고요. 몇 걸음 앞에서 던져보기는 했는데, (결과는) 모르겠습니다(웃음)
현역 프로 선수들에게 남기고 싶은 말이 있다면?
여기 계신 기자 여러분께서 저의 이야기를 다시 한 번 대변해주시면 좋겠습니다(웃음). 제가 뭔가를 짚어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니까요.
사진 = 손동환 기자(본문 첫 번째 사진), WKBL 제공(본문 두 번째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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