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표' 보다가 피자 시켰다"…대선 당일 배달·편의점 깜짝 특수

2025-06-04

제21대 대통령 선거일이었던 지난 3일 부산에 사는 이솜(35)씨는 개표 방송을 보며 먹을 ‘개표 푸드’로 피자를 주문했다. 그는 “저녁 8시 출구조사 결과 발표 시간에 맞춰 먹으려고 미리 주문해놨다”며 “평소에 30분이면 배달됐는데 이번엔 1시간쯤 걸렸다”고 말했다. 광주에 사는 윤지아(29)씨는 “3년 전 대선 때는 배달 음식이 너무 늦게 와서, 올해는 개표푸드로 편의점 맥주·과자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대선이 치러진 지난 3일 개표 방송 시간대에 야식 수요가 늘면서 배달 업계와 편의점들이 반짝 특수를 누린 것으로 나타났다. 편의점에선 주류와 안주 품목의 매출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3일 이마트24의 양주 판매량은 직전 주 같은 요일보다 40% 늘었고, 맥주(30%), 와인(29%) 판매량도 고루 늘었다. 같은 날 세븐일레븐은 맥주 매출이 40% 뛰었고 아이스크림과 스낵류도 각각 30%씩 상승했다.

CU는 3일 주류 매출이 일주일 전 화요일보다 27.7% 늘었다. 품목별로는 맥주 매출 증가율이 33.2%로 가장 높았고, 막걸리(19.4%), 소주(16.3%) 순으로 증가폭이 컸다. 안주류(25.5%)와 아이스크림(25.1%)도 판매량이 늘었다. GS25는 맥주 매출이 44%, 안주류가 43.4% 뛰었고, 자체브랜드(PB) 상품인 ‘쏜살치킨’도 매출이 58.6% 늘었다.

배달업계에서도 주문 증가 흐름이 뚜렷했다. 피자 프랜차이즈 매장에서 일하는 A씨(27)는 “어제는 모처럼 주문이 몰려 영업 마감 직전까지 피자를 구웠다”고 말했다. 한 배달업계 관계자도 “본투표가 거의 끝나가는 오후 7시 전후부터 주문이 늘더니 평소보다 주문 건수가 약 15% 정도 늘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선거는 배달에 수요에 영향을 주는 빅이벤트다. 배달의민족 데이터 분석 서비스 ‘배민 트렌드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해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당일, 배달 주문 건수가 연평균 대비 15.4%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번 대선처럼 투표율이 28년만에 최고치(79.4%)를 기록할 정도로 관심이 뜨거운 선거라면 개표 결과에 대한 관심도 크다.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전날 진행된 21대 대선 개표 방송의 지상파 3사 평균 시청률 합계는 16.8%(MBC 10.73%, KBS 3.43%, SBS 2.65%)로 집계됐는데, 지난 2022년 20대 대선 개표 방송(3사 평균 18.07%)보다는 낮지만 유튜브 등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시청자가 크게 늘었다. 전날 밤 9시 20분 기준 SBS 개표 방송은 실시간 동시 접속자 수 16만 명을 기록했고, 같은 날 밤 10시 기준 MBC 개표방송은 20만 명을 넘겼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월드컵이나 올림픽 때처럼 미리 준비한 프로모션은 따로 없었지만 3일 매출이 눈에 띄게 올랐다”며 “이번 대선도 투표율이 워낙 높다 보니 개표 방송에 대한 관심이 컸고, 그 영향으로 주요 야식 품목의 판매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며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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