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글이 벤처기업 유튜브를 사들였다. 20년 전 신생기업을 10억6000만달러에 상당하는 자사 주식을 양도하면서 인수했다. 구글의 연간 수익 3073억달러 중 유튜브 광고 수익이 315억달러에 달한다. 약 10%가 살짝 넘는다. 구글은 사용자 체험을 가장 중요시 한다. 사용자가 귀중한 시간을 내어 광고 사이트를 방문하게 되는데, 이 때 의 체험이 유저의 인생에 최대한의 도움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유저의 특성을 파악해 알맞은 광고를 뿌려 준다. 구글이 유저에게 귀중한 시간을 뺏는 것이 아니라 유저가 간절히 원하는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정보를 제 때에 제공한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있다. 구글은 유저의 체험을 자사의 자산으로 취급하는 세상을 만들고 있다.
미국 어린이들이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 애니메이션 영화를 본다. 많게는 수십 번 본다. 가만 앉아 보지 않는다. 소파에서 일어나 주인공이 부르는 노래, 골든을 같이 부른다. 율동도 함께 따라 한다. 부모들은 이런 모습을 좋아한다. 이렇게 큰 아이들이 많은 사람들 앞에서도 얼굴을 가리지 않는다.
요즈음 웬만한 회사 회식에는 여흥시간이 있다. 요새는 젊은 직장인 모두가 인기 연예인급이다. 어려서부터 TV 화면을 보면서 율동과 가창을 따라서 한 결과다. 젊은이들은 체험을 소중히 여긴다. 점심 때 자신의 테이블에 놓인 음식도 사진을 찍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그들의 패거리에게 알린다. 점심이라는 간단한 순간도 귀중한 체험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귀중한 굿즈를 소지하고 있다는 체험을 과시하고 싶어 한다. 곤룡포의 용 무늬가 프린트된 타올을 사용할 때는 임금이 된 기분이다.
잠실 야구장 앞 젊은이들이 야구경기장으로 들어 간다. 2030세대가 대부분이다. 자신이 우상으로 삼는 야구선수의 유니폼을 입고 있다. 요즈음은 유니폼을 입지 않고 야구 응원하러 간다는 게 말이 안 되는 세상이다. 자신이 추앙하는 선수의 유니폼을 입고 경기 기간 중 내내 자신은 선수와 동일시 되는 유체 이탈 체험 공간에 들어가게 된다. 동료들에게 현장의 분위기를 전할 수 있어, 정보의 공여자로서 관계상 우위에 서게 된다.
미국의 어느 체계 통합 회사, 월요일 직장에서 서로 서먹서먹한 분위기를 주말에 뭘 체험 했었나를 가지고 금방 분위기가 화기애애해 진다. 자신의 체험을 공개한다. 한 친구는 낙하산 도움 없이 수직 낙하 체험을 했다고 자랑한다. 지상에 닿을 때쯤 비상 낙하산을 편다. 다른 친구들도 그에 질세라 주말 동안의 체험을 자랑한다. 주 중 내내 주말 체험을 위해 자료 찾고, 경험자 의견 듣고, 예약하고, 보험 들고 하다 보면 어느덧 주말이 된다. 이들에게 인생에 등급이 있다면 얼마나 흥미진진(익사이팅)한 체험을 많이 했었나로 구분될 것이다.
단순한 '소유'보다 차별화된 경험과 감정적 만족을 원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특히 MZ세대들은 '물건'보다 인스타그램에 올린 수 있는 체험, 기억에 남는 순간을 중시한다. '좋아요' 한번에 짜릿함을 느낀다.
1인 가구 증가, 워라벨 중시, 고령화 등으로 인해 삶 질과 의미 있는 경험을 추구하는 경향이 확산되고 있다.
체험경제의 예는 많다. 손흥민의 이름이 프린트된 축구복 상의는 동이났다. 급기야는 스포츠숍에서 손흥민의 넘버와 이름을 프린트 해주면서 판매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손흥민이 뛰는 것 보려고 축구 경기가 열리는 도시마다 항공석과 호텔이 만실이 되고 있다. 영화를 보면서 관객들이 떼창을 하게 해, 죽어가는 오프라인 극장에 손님을 다시 오게 하는 것 등이 있다.
경제적 관점에서 체험경제가 발아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단순 원자재 판매, 상품 판매, 부가 제품 판매, 서비스, 체험 기회 제공(체험 경제)으로 경제 단계가 진화되어가는 중이다. 체험경제란 기업이 고객에게 잊을 수 없는 체험을 제공하고, 소비자가 그 체험 자체를 경제적 가치로 인식하는 경제 패러다임이다. 단순한 상품이나 서비스 보다 체험을 상품화해 가치를 창출하는 시장이 자라나고 있고 또 커지고있다.
OECD는 2024년 미래가능성 지수를 발표했다. 이 지수는 국가별로 체험경제를 발전시킬 역량을 평가한 순위다. 대한민국은 8위로 랭크됐다. 높은 수준의 체험경제 기반을 갖춘 국가로 분류됐다. 풍부한 문화자산, 고도로 발달한 소비시장, 혁신과 창의성을 바탕으로 한 인재 생산성 등의 요인을 통해 체험경제를 견인하고 있다.
현재 젊은이들이 남다른 체험에 열광한다는 현상을 체험경제의 배경이라 볼 수 있다. 소비자의 마음을 훔치려면 그들이 단순 소비자가 아닌 가치 있는 경험의 소비자로 전환되고 있는 사회적 경제적 흐름을 감지해야 한다.
여호영 지아이에스 대표 yeohy_gi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