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김진성을 제외한 모든 필승조 ERA 4 돌파
KS 3차전서도 8회에만 6점 내주며 자멸
[서울=뉴스핌] 남정훈 기자 = LG가 한국시리즈(KS·7전 4선승제) 4차전에서 짜릿한 대역전승을 거두며 우승에 한 걸음 다가섰다. 하지만 염경엽 감독은 "총력전이라 해도 쓸 수 있는 카드가 많지 않다"라며 불펜의 현실적 한계를 인정했다.
LG는 지난 30일 대전에서 열린 KS 4차전에서 한화를 7-4로 꺾었다. 8회까지 1-4로 뒤지고 있던 LG는 9회 초 대폭발을 일으켰다.

반격의 포문은 박동원이 열었다. 9회 초 선두타자 오지환이 볼넷으로 출루하자, 박동원이 한화 마무리 김서현의 직구를 받아쳐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투런 홈런을 쏘아 올렸다. 점수는 3-4. LG의 벤치는 즉시 살아났다. 이어 박해민이 볼넷으로 출루하고, 홍창기가 우전 안타를 때리며 분위기를 이어갔다. 신민재의 내야 땅볼로 만들어진 2사 2·3루 찬스에서 김현수가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2타점 적시타를 터뜨리며 단숨에 승부를 뒤집었다.
기세가 오른 LG는 멈추지 않았다. 문보경이 1타점 2루타를 추가하고, 오스틴 딘이 좌전 적시타를 더하며 9회에만 6점을 쏟아부었다. 마지막 9회말에는 마무리 유영찬이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무리하며 완벽한 대역전극을 완성했다.
이날 승리로 LG는 시리즈 전적 3승 1패를 만들며 우승까지 단 1승만을 남겨두게 됐다. 만약 5차전에서 승리한다면, 지난 2023년에 이어 2년 만에 통합 챔피언 자리에 오르게 된다.
승리의 흐름 속에서도 염경엽 감독은 경기 내내 신중한 불펜 운용을 이어갔다. LG는 4회부터 끌려가고 있었지만, 염 감독은 김진성·송승기·함덕주·김영우 등 핵심 불펜을 모두 아끼고 장현식·박명근·이정용 등 추격조만 투입했다. 유일하게 마무리 유영찬만 9회에 나섰지만, 염 감독의 계산된 판단이 적중하며 불펜 과부하 없이 승리를 챙길 수 있었다.

필승조를 아낀 염경엽 감독은 5차전에서 시리즈를 끝내기 위해 총력전을 벌일 수 있다. 하지만 염 감독은 '5차전에서 끝내겠다'는 발언을 하지는 않았다. 약점인 불펜이 있기 때문이다.
염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5차전은 총력전인가"라는 질문에 "총력전이라고 해도 쓸 카드가 한정적"이라며 불펜의 어려움을 말했다.
염 감독은 "승리조를 쓰냐 마냐를 두고 혼자 계속 갈등을 했다. 경기 중에 몇 점 차까지 승리조를 써야 하나, 잘못 써서 승리조가 추가 실점해서 지면 5차전은 물론 6, 7차전까지 영향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라면서 "야수들이 좋은 쪽으로 풀어주면서 내일부터 중간이 트이는 상황이 됐다"라고 했다.
염 감독은 "우리가 쓸 카드는 한정적이다. 선발 앤더스 톨허스트 다음에 충분히 이기고 있다면 (함)덕주, (송)승기, (김)진성이와 (유)영찬이가 나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염 감독이 이런 발언을 한 배경에는 올 시즌 후반기에 드러난 LG 불펜의 불안이 자리하고 있다. LG의 불펜 평균자책점은 4.25로 리그 3위였지만, 시즌 후반기로 갈수록 피로 누적과 함께 급격히 흔들렸다. 40살의 김진성을 제외하고 유영찬, 함덕주, 김영우 모두 9월에 평균자책점이 4가 넘었다.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도 그 불안은 여실히 드러났다. 8회까지 3-1로 앞서고 있던 LG는 송승기·유영찬·김영우가 차례로 무너지며 8회말에 6점을 내주고 역전패를 당했다. 염 감독이 "총력전이라도 쓸 카드가 많지 않다"고 말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LG는 5차전 선발로 외국인 투수 톨허스트를 예고했다. 톨허스트는 1차전에서도 6이닝 2실점으로 호투하며 승리 투수가 된 바 있다. 4일 만의 등판이라는 변수는 있지만, 염 감독은 톨허스트가 가능한 한 많은 이닝을 책임져주길 기대하고 있다.
wcn05002@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