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농협·KB국민…446조 퇴직연금 수익률 어디가 높나 봤더니

2025-07-16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국내 퇴직연금 규모가 446조원에 육박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은행권의 퇴직연금 적립액이 여전히 압도적인데, 시중은행 중 NH농협은행의 수익률이 유독 돋보이는 모습이다.

16일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 퇴직연금 비교공시에 따르면 올 상반기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445조 6284억원으로 전년 말 431조 7000억원 대비 약 3.2% 성장했다. 지난해 퇴직연금 실물이전 제도가 도입되면서 증권사로 자금이 빠르게 몰리고 있다. 증권사 퇴직연금 적립액은 112조 6121억원으로 지난 1분기 대비 약 5조 6000억원 이상 유입됐다. 가장 규모가 큰 은행권은 235조 5616억원을 기록해 지난 1분기 228조 9986억원 대비 약 6조 5000억원 가량 성장했다.

다만 가장 규모가 큰 은행권의 퇴직연금이 최고 수익률을 기록하며 여전히 압도하고 있다. 2분기 기준 평균 수익률을 놓고 보면, 은행의 확정기여형(DC)·개인형 퇴직연금(IRP, 비원리금 직전 1년 기준) 평균 수익률은 각각 7% 7.25%로, 증권 6.34% 6.31% 대비 높았다.

이처럼 누적 적립액이 큰 은행이 수익률에서도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퇴직연금 유형에 따라 은행 순위도 엎치락뒤치락 했다.

올 2분기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기준 회사가 운용을 책임지는 '확정급여형(DB형, 원리금 비보장 기준)'에서는 NH농협은행이 7.44%(적립액 11조 9662억원 중 3316억원)의 수익률로 비교군 중 가장 높았다. 이어 KB국민은행 6.8%(12조 1710억원 중 5812억원), 신한은행 5.73%(16조 4747억원 중 8817억원), 하나은행 5.37%(16조 8641억원 중 1조 1261억원), 우리은행 5.15%(10조 8233억원 중 3085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가입자가 직접 상품을 선택하고 운용 지시를 내리는 '확정기여형(DC형)'과 '개인형 퇴직연금(IRP)'에서는 일부 순위 변동이 있었다.

우선 DC형에서는 농협은행이 여전히 강세를 보였다. 농협은행은 8.08%의 수익률(적립액 6조 8902억원 중 9555억원)을 기록해 5대 은행 중 가장 높았다. 이어 하나은행 7.28%(11조 6433억원 중 2조 3418억원), 신한은행 7.25%(13조 9703억원 중 2조 9012억원), 우리은행 6.92%(7조 4214억원 중 1조 3781억원), 국민은행 6.75%(14조 6744억원 중 2조 8399억원) 순이었다.

IRP에서는 국민은행이 7.44%(적립액 17조 3873억원 중 4조 7221억원)의 수익률로 가장 높았다. 이어 농협은행 7.18%(5조 7230억원 중 1조 3511억원), 신한은행 7.01%(17조 2817억원 중 5조 2052억원), 우리은행·하나은행 각 6.96%(10조 1780억원 중 2조 8427억원, 14조 1966억원 중 4조 8189억원) 순이었다.

농협은행이 DB·DC형에서 나란히 1위를 석권한 데 이어, IRP 부문에서도 국민은행에 이어 2위를 거두면서 유독 수익률이 두드러졌다. 농협은행은 올해 퇴직연금지원센터와 퇴직연금마케팅팀을 확대 개편하는 조직개편에 이어, IRP 고객에게 관리 수수료를 면제하는 등 모객에 집중하고 있다.

이와 함께 농협은행은 지난달 인공지능(AI) 기반 로보어드바이저(RA) 일임형 서비스도 새로이 도입했다. AI와 빅데이터를 활용해 가입자의 투자성향과 목표 등에 맞춰 IRP 투자자산을 자동으로 운용해주는 방식인데, 직접 운용지시 및 투자 결정에 어려움을 겪는 투자자를 타깃하고 있다.

한편 퇴직연금 시장은 최근 '투자'로의 비중이 조금씩 확대되고 있지만, 여전히 원리금 보장형 비중이 압도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총 42개 퇴직연금사업자의 자체 DB형 적립금 운용 실태를 분석한 결과, 총 37개사가 자사 DB 적립금의 90% 이상을 원리금 보장형 상품으로 운용하고 있었다. 수익률도 4.37%로 DB 전체 평균 수준인 4.04%에 불과했다. 투자자가 직접 상품을 지정하는 원리금 비보장형의 수익률이 최고 연 18.11%(TDF 상품 중 최고 수익률), 연 41.64%(미국S&P500 ETF)에 달한다는 점에서 압도적으로 비교된다.

이에 금융감독원과 고용노동부도 퇴직연금의 수익률 제고를 금융권에 요청한 상태다. 원리금보장상품에 과도하게 쏠려있는 관행을 개선하고, 장기·분산투자를 유도해 투자자들이 안정적인 장기수익률을 거두도록 장려하라는 당부다.

서재완 금감원 부원장보는 최근 퇴직연금 사업자와의 간담회에서 "퇴직연금 사업자는 금융전문가에 걸맞은 자산 배분 계획을 세워서 실적배당형 상품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담당 임직원에게 장기성과에 연동된 성과급을 지급하는 방안을 고려해달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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