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 세계 최초 5000번째 선박 인도…AI·탈탄소 초격차 추진

HD현대가 1974년 첫 선박을 인도한 지 반세기만의 세계 최초로 5000척의 선박을 건조·인도하는 금자탑을 쌓았다. 앞으로는 인공지능(AI)·탈탄소 중심으로 초격차를 유지해 글로벌 1위 위상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HD현대는 19일 울산 HD현대중공업에서 '선박 5000척 인도 기념 행사'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정기선 HD현대 회장과 김태선 더불어민주당 의원, 윤종오 진보당 의원, 박동일 산업통상부 실장, 안병길 해양진흥공사 사장, 박정석 고려해운 회장(한국해운협회장) 등이 참석했다.

이번에 5000번째로 인도한 선박은 필리핀 초계함 2번 함인 '디에고 실랑함'이다. 디에고 실랑함은 길이 118.4m, 폭 14.9m, 순항속도 15노트(28㎞/h), 항속거리가 4500해리(8330㎞)에 이르는 최신예 함정으로, 지난 3월 진수돼 10월 필리핀 해군에 인도됐다. HD현대는 필리핀으로부터 총 10척의 함정을 수주한 바 있다.

HD현대는 1974년 1호선인 26만톤급 초대형 유조선 '애틀랜틱 배런호'를 시작으로 이번 필리핀 초계함 디에고 실랑함까지 총 68개국 700여 개 선주사에 선박을 인도했다.

HD현대는 초격차 기술력 확보를 통해 글로벌 1위 조선사의 위상을 공고히 한다는 계획이다. 미래형 첨단 조선소(FOS) 구축으로 생산성을 높이고, 인공지능(AI) 운항솔루션을 고도화한다. 암모니아, 소형모듈원자로(SMR) 등 다양한 탈탄소 연료 기반 선박 개발에도 집중하고 있다. 여기에 피지컬 AI 로봇 기술 개발과 무인 건설장비 상용화 등 영역을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이날 행사에서 정부는 K-조선의 글로벌 시장 선도를 지원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박동일 산업부 산업정책실장은 “K-조선 생태계 경쟁력 강화대책을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라며 “AI 조선소, 자율운항선박 등 차세대 조선산업을 선도할 산업 지원 방안도 함께 포함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정기선 HD현대 회장은 “5,000척은 대한민국 조선 산업의 자부심이자 세계 해양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꾼 도전의 역사”라며 “함께 만든 도전의 역사를 바탕으로 다음 5000척, 또 다른 반세기를 향해 힘차게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조성우 기자 good_s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