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외 주요 기업이 한자리에 모여 개인정보 보호 실천을 다짐한다. 인공지능(AI) 시대에 개인정보 유출 우려가 커지는 만큼 AI 서비스 기획 단계부터 개인정보 보호 개념을 도입하는 '프라이버시 바이 디자인'(PbD·Privacy by Design) 개념을 적극 수용하겠다는 취지다.
17일 정보보호업계에 따르면, 오는 9월 15일 닷새간 서울에서 열리는 '제47차 글로벌 프라이버시 총회(GPA)'에서 AI 서비스 전생애주기에 걸쳐 PbD 적용을 골자로 한 선언문 선포식을 가질 예정이다.
GPA를 유치한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한국개인정보보호책임자(CPO)협의회와 함께 선포식을 준비하고 있다. CPO협의회는 현재 회원사를 대상으로 참여 희망조사를 진행 중이다. CPO협회의엔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굵직한 대기업과 외국계 기업, 공기업 등 120여 곳이 함께 하고 있다.
SKT·LG유플러스·KT 등 이동통신 3사를 비롯해 우아한형제, 카카오, 쿠팡, 토스, 넷마블, 현대·기아차, SK하이닉스, LG전자, KB국민은행, 삼성화재, 한국전력공사, 메타 등이 임원사로 활동한다. 크고 작은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끊이질 않는 데다 데이터를 먹고 자라는 AI로 인해 개인정보 보호 중요성이 커짐에 따라 상당수 기업이 동참할 전망이다.
선포식은 이벤트 자체에 그치지 않고 산업계 전반에 개인정보 보호 인식을 확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에서도 이와 유사한 행사가 성공을 거둔 바 있다. 지난해 5월 열린 'RSA 콘퍼런스 2024'에서 미국 사이버보안·인프라보호청(CISA) 주도로 '시큐어 바이 디자인'(Secure By Design·보안 내재화) 서약식이 열렸다. 이 자리에서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시스코, IBM 등 미국 빅테크 기업을 포함한 68개사가 제품·서비스 전반에 걸쳐 보안을 강화하겠다고 자발적으로 약속했다. 1년 3개월이 지난 현재 보안 내재화 선언에 이름을 올린 기업은 319개사로 늘어났다.
CPO협의회 관계자는 “현재 회원사를 대상으로 참가 여부를 조사 중으로 논의를 지속하고 있다”며 “AI 개발·활용 시 개인정보 보호를 중심에 두자는 큰 방향성을 갖고 선언문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GPA는 개인정보 분야 세계 최대 규모의 각국 감독기구 간 국제협의체로, 한국을 비롯해 미국·유럽연합(EU)·일본 등 95개국 148개 기관이 참여한다. GPA가 아시아에서 열리는 건 2017년 홍콩 이후 서울이 두 번째다.
조재학 기자 2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