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언니가 아닌 ‘쌤’ 서효원…“선수를 돕는 지도자가 될게요”

2025-06-27

“평생 언니로 불릴 줄 알았는데…”

수화기 너머로 들리는 목소리에는 설레임과 긴장감이 교차했다.

그 누구보다 탁구를 사랑했던 선수로 불렸던 서효원(38)은 지도자로 새 출발한다는 사실이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 듯 했다.

서효원은 27일 여자탁구대표팀 코치로 선임됐다는 소식이 발표된 직후 기자와 통화에서 “(대한탁구협회에서) 합격 통보만 받았다”면서 “진천(선수촌)에서 나온지 얼마 안 됐는데, 다시 진천으로 들어가게 됐다”고 웃었다.

이달 한국마사회과 계약이 만료되는 서효원은 은퇴를 선언하면서 제2의 인생을 고민해왔다. 현역 선수로 마지막 무대였던 2025 프로탁구리그 시리즈1에서 해설가로 등장하기도 했던 그는 마침 대표팀에서 지도자 공개채용에 나서면서 기회를 잡았다.

서효원은 “이번 달에 직업이 계속 바뀐다. 선수로 탈락한 대회에서 바로 해설을 맡았는데, 지도자가 됐다”며 “대표팀에선 막내 코치로 선생님들과 선수들 사이의 가교 역할을 잘 해내야 한다”고 다짐했다.

지도자 서효원의 첫 숙제는 호칭이다. 선수들이 줄곧 그를 불렀던 ‘언니’에서 벗어나 ‘선생님’으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서효원 자신도 주변의 선수들도 오랜 습관을 벗어 던져야 하기에 쉽지 않은 일이다.

서효원은 “올해 은퇴를 선언한 (전)지희가 ‘언니가 코치를 한다니 상상이 가지 않는다’고 했다. 사실 다른 나라의 선수들도 날 언니로 불러 언니가 마치 이름 같은 느낌”이라면서도 “현정화 감독님이 ‘선수들에게 언니가 아닌 선생님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해주셨다. 얼마 전까지 언니로 있었으니, 언니와 선생님의 중간 입장에서 잘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언니가 아닌 선생님 서효원은 자신 만의 지도법을 만들어가는 길이기도 하다. 서효원은 한국마사회에서 자신을 지도했던 지도자들의 장점을 몸에 익혔다. 서효원은 “현 감독님은 선수의 멘탈을 잡아주는 부분이 능숙하시다. 박상준 코치님은 기술적인 부분, 김복례 코치님은 반복적인 훈련에 따른 습관을 강조한다. 이런 장점들을 많이 배웠으니 잘 녹여내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현역 시절 서효원은 화려함 대신 실속으로 가득한 탁구를 자랑했다. 서효원이 지도자로 원하는 길도 크게 다르지 않다. 서효원은 “선수들은 저마다 목표가 다르다”면서 “자신이 갖고 있는 재능과 잘하는 부분을 최대한 끌어 올릴 수 있도록 돕고 싶다. 그런 지도자가 내가 원하는 길”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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