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 필수의료 분야의 의사 수가 전국 최하위 수준으로 나타났다.
필수의료는 환자들의 생명·건강과 직결되는 내과·외과·산부인과·소아청소년과·응급의학과·심장혈관흉부외과·신경과·신경외과 등 대표적인 8개 진료과목을 말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지난 21일 발표한 ‘국민중심 의료개혁 추진방안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제주는 인구 1000명 당 필수의료 전문의가 0.12명에 불과했다.
이는 수도권 평균 1.86명과 비교해 크게 부족하고, 비수도권 평균 0.46명에 비해서도 26% 수준에 그치고 있는 것이다.
시도별 필수의료 의사 수는 서울(3.02명), 경기(2.42명), 부산(0.81명) 등의 순으로 많고, 제주는 세종(0.06명)에 이어 전국 17개 시도 중 꼴찌로 두 번째다.
지방에 필수의료 인력이 부족한 것은 의사들의 필수의료 기피 현상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그 이유로 낮은 수가, 과중한 업무, 의료 분쟁에 따른 법적 리스크 등을 꼽는다.
개원의들도 필수의료 분야보다는 비급여 진료 비중이 높아 수가 제한에서 자유롭고, 야간진료나 응급상황도 적어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면서 수익성이 높은 성형외과나 피부과 등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아 필수의료 기피 현상은 점점 고착화되고 있다.
그나마 필수의료를 선택한 의사들은 정주 여건 문제 등으로 수도권에 집중되고 있다.
이처럼 필수의료 기피 및 수도권 선호 현상으로 지역 간 의료 불균형이 해소되지 않으면서 지방 필수의료 공백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제주지역 환자들은 필수의료 인력 부족으로 인해 원정 진료에 나설 수밖에 없는데 섬이라는 지리적 특성상 타 지역에 비해 시간적·경제적 부담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
정부가 지역의료 확충 및 필수의료에 대한 보상 확대, 불공정한 수가 체계 개선, 법적 안정성 강화 등 근본적 대책을 조속히 마련, 지방의료 공백을 최소화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