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 비사
제5부 재벌 정주영의 돌발 대권 도전
1회. 정주영의 정치 참여와 노태우의 방관

정주영 회장의 정치 불신 ‘양김 청산’
정주영 회장이 ‘대선의 해’인 1992년 새해 벽두에 폭탄선언을 했다. 1월 3일 현대그룹 사장단 시무식에서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떼겠다”고 밝혔다. 1991년 말부터 ‘새로운 일을 하겠다’며 바람을 잡아 온 정주영이 정치 참여를 정식 선언한 것이다. 현대그룹은 ‘신당 창당 예정’이라고 밝혔다.
1915년생 정주영의 당시 나이 77세. 33년 전인 당시 77세는 희수연(喜壽宴)을 따로 챙길 정도로 드문 노령이었다. 정주영은 1월 8일 창당을 선언하는 기자회견에서 정치 참여 동기를 밝혔다.
“지금으로부터 10여 년 전 국보위(1980년 신군부가 만든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 산업통폐합 때부터 정치를 시작할 생각을 갖고 있었습니다. 정치인이 임의대로 기업을 통폐합해버려 기업인으로서 한계를 뼈저리게 느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