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미네소타 주의회 하원의원 부부를 총기로 살해하고 도주한 용의자가 사건 발생 하루 만에 검거됐다.
1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현지 경찰은 이날 미니애폴리스 남서쪽의 소도시 그린아일 인근에서 용의자 밴스 볼터(57)를 체포했다. 수사당국은 사건 발생 이후 볼터의 자택 주변을 수색하는 과정에서 그가 숲 속으로 도주하는 것을 발견했다. 이후 해당 지역에 집결한 경찰은 인근 들판에서 그를 체포했다. 당국은 "미네소타주 역사상 최대 규모의 수색 작전"이었다고 설명했다. 수사 당국은 용의자를 2건의 2급 살인 혐의와 2건의 2급 살인 미수 혐의로 기소했다.
앞서 볼터는 14일 새벽 미니애폴리스 외곽 브루클린파크에 거주하는 멜리사 호트먼 하원의원의 집을 찾아가 호트먼 의원 부부를 살해했다. 민주당 소속인 호트먼 의원은 6년간 미네소타 주의회 하원의장을 지냈고, 낙태권 보호와 마리화나 합법화 등의 입법에 앞장섰다.
볼터는 같은 날 인근 지역의 민주당 존 호프먼 주 상원의원의 자택에 침입해 호프먼 부부에게도 총을 쐈다. 총격 사건 신고 접수 후 병원으로 옮겨진 호프먼 의원 부부는 수술 후 회복 중이다.
용의자인 볼터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자인 것으로 전해졌다. 낙태에 반대해 온 그는 아내와 함께 종교 관련 비영리 단체도 운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전엔 호프만 의원과 함께 주 인력개발위원회에서 활동한 경력이 있다고 NYT는 전했다.
볼터는 범행 과정에서 경찰관 제복과 배지로 신분을 위장했고, 얼굴을 숨기기 위한 고무 가면도 착용했다.
경찰은 볼터가 범행에 사용한 차량에서 두 의원을 포함해 약 70명의 잠재적 표적 명단이 적힌 노트를 발견했다. 아직 범행 동기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는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총격사건은 정치적인 동기에 의한 암살로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