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다 옆 라부부 매장…中 쇼핑몰이 변한다 ’명품에서 감성으로’

2025-11-10

중국의 소비 트렌드가 감성을 중시하는 비(非)기능적 소비로 빠르게 전환되면서 대형 쇼핑몰 매장의 풍경까지 바꾸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중국 후베이성 우한 시내의 한 대형 쇼핑몰 1층에 라부부(Labubu)로 유명한 중국 아트토이 기업 팝마트의 매장이 내년 초 입점할 예정이다.

당초 나이키의 에어 조던이 영업하던 이 자리는 명품 브랜드 프라다 매장의 맞은편이자 고가 주얼리 브랜드 티파니앤코 매장 옆이다.

SCMP는 "팝마트를 비롯해 젤리캣, 탑토이와 같은 수집용 장난감 제조업체들이 중국 쇼핑몰의 주요 매장을 점점 더 많이 점유하고 있다"면서 "중국 소비자들은 전반적으로 지출을 줄였지만, 정서적으로 만족할 수 있는 구매에는 더 많은 돈을 지불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컨설팅 업체인 JLL 차이나의 재키 주 연구원은 "감성적 소비, 즉 비기능적 만족 추구가 중국 쇼핑몰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면서 "이는 트렌디한 수집용 장난감, 밀크티, 향수, 캠핑 장비 등을 포괄한다"고 부연했다.

수십 년간 지속된 고성장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정체되면서 중국은 수요 부진의 위기에 직면해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 9월 중국의 소매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3% 늘어나는 데 그치며 지난해 11월 이후 가장 낮은 증가세를 보였다.

베인앤컴퍼니에 따르면 중국의 명품 시장 규모는 2021년 4710억 위안(약 96조 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매년 뒷걸음치고 있다. 지난해 시장 규모는 정점 대비 20% 감소한 3천800억위안(약 77조 원)에 그쳤고, 올해에는 2∼5%가량 더 위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팝마트나 음료 체인점 미쉐빙청 등 감성적 가치를 추구하는 브랜드의 매출은 3분기 기준 각각 전년 대비 245%, 39%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고가의 명품 소비가 부진한 흐름을 보이자, 이들 매장을 주요 고객으로 삼는 쇼핑몰의 공실률이 상승하고, 임대 수익은 감소하는 추세다.

주 연구원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중국의 전국 평균 쇼핑몰 공실률은 10.5%로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 8% 미만 대비 악화했다. 베이징·상하이·광저우·선전 등 중국 4대 도시의 공실률은 9월 말 기준 8.3%로, 작년 말(7.3%)과 2019년 말(6%)보다 상승했다.

부동산 리서치 회사인 차이나인덱스아카데미가 16개 도시 주요 상업거리에서 표본조사를 시행한 결과, 올해 상반기 전국 평균 소매 임대료는 1㎡당 하루 24.16위안(약 4천900원)으로 2019년 상반기 25.60위안(약 5천200원) 대비 6% 떨어졌다.

KPMG 중국의 리테일 및 소비자 부문 책임자인 앤슨 베일리는 중국 본토의 리테일 매장 설립이 둔화하고 있으며, 올해 완공된 신규 매장 면적은 2021년의 25%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헬로티 이동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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