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월 5일 오전 4시 18분을 대지진 발생 예언
日도카라 열도서 ‘대지진설’ 당일 규모 5.4 지진
일본에서 제기된 '7월 대지진설'이 5일 현재까지는 현실화되지 않았지만 가고시마현 도카라 열도에서 이어지는 잇단 지진으로 불안감은 여전하다.
일본 만화가 다쓰키 료의 예언 만화 '내가 본 미래'가 발단이 된 이번 대지진설은 “2025년 7월 대규모 재난이 발생할 것”이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만화는 1999년 첫 출간 당시 큰 주목을 받지 못했으나, 동일본대지진(2011년)과 코로나19 팬데믹을 사전에 묘사했다는 주장이 나오며 뒤늦게 화제를 모았다. 이후 2021년 완전판을 통해 '2025년 7월' 재난 예고 내용이 재조명되면서 일본 내 불안을 증폭시켰고, 홍콩 등 인근 지역까지 그 공포가 확산됐다.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SNS)에서는 7월 5일 오전 4시 18분을 대지진 발생 시점으로 특정한 괴담까지 떠돌며 불안을 부추겼다. 그러나 해당 시각에는 아무런 대규모 지진이 발생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이날 오전 6시 29분께 일본 기상청은 가고시마현 도카라 열도에서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진원 깊이는 20km로 추정됐으며, 쓰나미 우려는 없다고 밝혔다. 진도는 아쿠세키지마에서 '진도 5강'으로 관측됐으며, 이는 사람들이 서 있기 어려울 정도의 강한 흔들림이다.
기상청은 당초 지진 규모를 5.3으로 발표했다가 이후 5.4로 상향 조정했다. 인명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지만, 도카라 열도에서는 지난 6월 21일부터 이날 오전 7시까지 1,300회를 넘는 소규모 지진이 이어지고 있다. 이는 2021년 12월과 2023년 9월 발생한 군발(群發)지진 당시의 횟수를 훨씬 웃도는 수치다.
잇단 지진으로 지역 주민의 불안도 커지고 있다. 아쿠세키지마 주민 13명이 가고시마시로 대피했고, 추가로 20여 명이 섬을 떠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기상청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대지진설과 도카라 열도의 지진은 아무런 연관이 없다”며 “일본은 연간 2,000회 이상, 많을 경우 6,500회의 진도 1 이상 지진이 발생하는 지진 다발국”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예언과 지진 발생이 일치하더라도 과학적 근거가 없는 우연일 뿐”이라며 “언제든 지진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평소 대비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다쓰키 료 작가는 외신을 통해 “많은 관심은 방재 의식이 높아진 증거이며 이를 긍정적으로 본다”면서도 “재해 대비 비축 등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대지진설의 여파는 관광 산업에도 영향을 미쳤다. 일본을 방문한 홍콩 관광객 수는 전년 동월 대비 11.2% 감소했으며, 한국에서도 일본 여행 안전성에 대한 문의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일 중국대사관은 자국민에게 지진 등 자연재해에 대한 경각심을 당부하는 공지를 내기도 했다.
일본 전역이 여전히 지진 가능성에서 자유롭지 못한 가운데, 과학적 근거 없는 예언에 대한 경계와 동시에 일상 속 방재 의식 강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태권 기자 tk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