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위치 섬세하게 절제 가능
합병증 우려 낮추고 회복도 빨라

자궁근종, 자궁내막증, 난소낭종은 여성 건강을 위협하는 가장 대표적인 질환이다. 그중에서도 자궁근종은 가임기 여성의 약 30%가 경험해 봤다고 답할 정도로 흔하다. 자궁근종은 자궁 근육층에 양성 종양이 발생하는 질병이다. 발병 원인이 모호하지만, 여성호르몬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된다.
자궁내막증은 자궁 근육층 안쪽에 자리 잡고 있는 내막 조직이 생리혈과 함께 정상적으로 떨어져 나가지 않고 복강 내로 퍼져 다른 기관에 붙어 증식하는 질환이다. 내막 조직이 난소 내부에 침투하면 난소낭종의 일부인 자궁내막종의 원인이 된다고도 알려져 있다. 난소낭종은 앞서 말한 자궁내막종을 비롯한 난소 내에 양성 종양이 생기는 것을 뜻한다. 배란 주기에 따른 기능성 낭종도 존재하지만, 이런 경우에는 대부분 수개월 내에 자연 소멸하므로 문제 되지 않는다. 하지만 양성 종양인 경우 자연적인 소멸을 기대하기 어려우며, 낭종의 내용물에 따라 치료 방안도 다르게 모색해야 한다는 특징이 있다.
이 세 가지 자궁·난소 질환은 증상의 유무와 병변의 크기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달라질 수 있다. 많은 여성이 임신을 계획 중인 경우가 아니라면 주기적인 산부인과 검진에 소홀하다. 그러나 병변에서 야기된 증상이 나타난 뒤 병원에 가게 되면 수술을 고려해야 할 상황이 많아진다. 평소 생리불순이나 과다 월경, 하복부 통증 같은 증상이 있다면 지체하지 말고 병원에서 검진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병변을 조기에 발견하면 추적 관찰, 약물치료 등 다양한 방법으로 질환의 악화를 억제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보기 어렵다. 특히 가임기 여성이라면 임신과 분만을 방해할 수 있어 이때는 병변을 제거하는 로봇 복강경 수술이 권장된다.
로봇 복강경 치료는 기존 복강경과 유사한 수술이지만, 이를 진행하는 데 로봇 기기가 사용된다는 것이 차이점이다. 의료진이 직접 기구를 다루는 것이 아니라 별도의 콘솔(조종 장치)에 앉아 로봇 팔을 조종하므로 의사의 피로도가 줄어든다. 또 로봇 기기는 기존의 복강경 기구와 달리 관절이 존재한다. 관절을 활용해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위치에 있는 병변도 섬세하게 제거할 수 있다. 그에 더해 병변의 절제와 함께 지혈이 진행돼 환자의 합병증 우려를 낮추고 회복에도 도움을 준다.
로봇 수술은 가임력을 지키고 싶은 환자들이 선호하는 수술 방안이다. 하지만 수술 방법을 선택하기 위해서는 환자의 전반적인 상태를 파악하고, 그에 맞춰 수술 계획을 수립할 수 있는 의료진과의 상의가 선행돼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