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연합(EU)이 16세 미만 청소년의 소셜미디어(SNS) 사용을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나섰다. 미국은 인공지능(AI) 챗봇이 아동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생성형 AI 확산과 소셜미디어 사용이 증가하면서 어린이와 청소년의 안전까지 위협 받자 각국이 플랫폼 관리를 강화하고 나선 것이다.
11일(현지 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전날 연례 정책 연설에서 호주의 미성년자 SNS 금지 결과를 면밀히 들여다보면서 연말까지 전문가 모임을 구성해 청소년의 안전한 소셜미디어 접근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과거에는 사회가 어린이들에게 일정 연령이 될 때까지 흡연·음주를 하거나 성인물도 봐서는 안 된다고 가르쳤다”면서 “소셜미디어에도 같은 조치를 해야 할 때가 됐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앞서 호주는 부모 동의 여부와 상관없이 미성년자의 소셜미디어 이용을 전면 금지하는 법을 세계 최초로 제정하고 오는 12월 시행에 들어간다. 16세 미만 청소년이 소셜미디어 계정을 만들면 해당 플랫폼에 최대 4950만 호주달러(약 458억 원)의 벌금이 부과된다. 회원국들이 EU 차원의 SNS 금지법 제정을 요구했지만 EU는 그동안 규제 여부는 각국이 판단할 문제라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하지만 페이스북·인스타그램·유튜브·틱톡 모방 범죄 등 부정적 영향이 커지면서 규제 필요성이 커졌다. 프랑스 국회 조사위원회는 이날 6개월간 조사한 결과 중국 틱톡이 청소년 심리에 파괴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15세 미만 SNS 사용 금지, 15~18세 대상 디지털 통금(오후 10시부터 익일 오전 8시까지 이용 제한)을 제안했다.
미국도 AI 챗봇 관리에 팔을 걷어붙였다. 미 연방거래위원회(FTC)는 구글과 오픈AI, 메타 등 AI 챗봇 제작 기업 7곳에 대해 챗봇이 아동에게 미치는 영향과 관련한 자료를 제출하라고 통보했다. FTC는 “기업들이 챗봇을 어떻게 측정·테스트·모니터링하는지, 아동과 청소년의 사용을 제한하기 위해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 조사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조사 대상 기업에는 일론 머스크의 AI 기업 xAI와 메타 산하 인스타그램, 스냅, 캐릭터.AI를 개발한 캐릭터 테크놀로지 등도 포함됐다. 최근 10대 청소년이 챗GPT와 대화 후 목숨을 끊는 등 AI 대중화에 따른 부작용이 이어지자 정부 차원에서 관리 강화에 나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