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브르 보안요원이 공범이었다…절도범 '치밀한 동선' 코치

2025-10-26

1400억원대 가치를 가진 프랑스 파리 루브르 박물관의 왕실 보물을 훔친 4인조 절도단이 박물관 내 공범과 범행을 모의한 정황이 드러났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25일(현지시간) 프랑스 수사당국이 박물관 관계자가 범행에 가담한 증거를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당국은 박물관 내 보안요원 1명이 절도 사건 전에 범인으로 추정되는 인물들과 접촉한 사실을 발견했다. 수사당국 관계자는 텔레그래프에 “박물관 보안요원과 절도범이 협력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디지털 법의학적 증거가 있다”며 “박물관 보안에 대한 민감한 정보가 (범인들에게) 전달됐고, 이런 사실을 통해 (보안) 침해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범행 당시 범인들은 박물관 사정을 정확히 파악해 사전에 치밀하게 동선을 짰다는 평가를 받았다. 범행을 관람객과 보안 검색 인력이 거의 없는 오전 9시 30분쯤으로 노리고, 박물관 외벽이 공사 중인 것을 아는 듯 노란색 작업용 조끼 차림으로 사다리차를 타고 태연히 침입했다. 이 같은 행동이 가능했던 것엔 보안요원이 제공한 박물관의 내부 정보가 도움이 됐을 것이라는 게 당국의 판단이다.

보안요원과 범인 간 접촉과 관련한 증거는 대화 녹음과 문자메시지인 것으로 보이지만, 그럼에도 범인들의 신원은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이와 관련 로르 베퀴오 파리 검사장은 지난 24일 언론 브리핑을 통해 “DNA와 지문 등 150건 이상의 증거물을 확보했다”며 “며칠 내 (증거 분석)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루브르 박물관은 가치가 높은 소장품 일부를 인근 프랑스 중앙은행 지하 수장고로 옮겼다. 프랑스 RTL 방송에 따르면 루브르 박물관은 24일 오전 경찰 특수부대의 호위를 받아 소장 중이던 보석 일부를 중앙은행이 금을 보관하는 지하 26m 깊이의 수장고로 옮겼다.

중앙은행은 루브르 박물관에서 300m 떨어진 곳에 있다. RTL은 이날 이전된 유물 중에는 도난 사건이 발생한 아폴론 갤러리 내 보석 왕관들을 비롯해 다른 갤러리에 있는 보석들이 포함됐다고 전했다. 이전된 유물이 다시 루브르 박물관에서 전시될 수 있을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중앙은행 지하 수장고에는 프랑스 전체 금 보유량의 90%가 보관된 것으로 알려졌다. 르 피가로는 르네상스 시기 이탈리아 예술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수첩도 이곳에서 보관 중이라고 전했다.

지난 19일 범인들이 루브르 박물관 아폴론 갤러리에 침입해 훔친 보물은 총 9점이다. 나폴레옹 1세가 부인 마리 루이즈 황후에게 선물한 에메랄드 목걸이와 귀걸이, 나폴레옹 3세의 부인 외제니 황후가 쓴 왕관·티아라·브로치, 18세기 마리 아멜리 왕비와 오르탕스 왕비의 사파이어 티아라·목걸이·귀걸이 등이다.

이중 외제니 황후 왕관은 범인들이 현장 인근에 떨어뜨린 걸 경찰이 회수했다. 베퀴오 검사장은 “루브르 박물관 큐레이터가 추산한 (절도) 피해액은 8800만 유로(약 1460억원)”라고 지난 21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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