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루 동안 쌓인 스트레스가 밤까지 이어진다면, 그 영향은 생각보다 더 깊게 나타날 수 있다. 수면 중 몸의 자세는 단순한 습관을 넘어, 우리의 심리 상태를 반영하는 ‘무의식적 언어’이기도 하다. 실제로 전문가들은 특정 수면 자세가 스트레스의 징후일 수 있다고 말한다.
“몸은 자면서도 말하고 있다”
밤에 무의식적으로 취하는 자세는 우리의 신경계 상태를 반영할 수도 있다. 미국 매체 Real Simple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심리학자 니콜 모쉬페그 박사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교감신경계가 활성화돼, 근육 긴장, 호흡 증가, 심박수 상승, 코르티솔 분비 등 다양한 생리적 반응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반응은 수면 중에도 이어진다. 예컨대, 포근한 느낌을 위해 이불을 껴안거나 몸을 둥글게 말고 자는 자세는 무의식적으로 ‘안전함’을 느끼려는 행동일 수 있다. 전문가들이 지적하는 스트레스성 수면 자세는 다음과 같다.
먼저 태아형 자세 (Fetal Position)다. 옆으로 누워 무릎을 가슴 쪽으로 끌어안고, 팔도 몸 가까이에 붙이는 자세. 심리적으로 위축되거나 불안할 때 자주 나타나는 자세다. 특히 몸을 심하게 웅크릴수록 ‘보호받고 싶다’는 무의식적 신호일 수 있다.
베개를 꼭 껴안은 채 자는 엎드려 자는 자세 (Freefall Position) 역시 자는 사람은 언뜻 편해 보이지만, 사실은 내면의 스트레스를 반영할 수 있다. 자는 동안 주먹을 꽉 쥐는 습관도 턱을 악물거나 이갈이와 연관되기도 한다. 자고 일어났을 때 손이나 턱에 통증이 있다면, 이는 스트레스성 긴장 증상일 가능성이 크다.
수면 중 수시로 뒤척이며 자세를 바꾸는 것도 불안하거나 스트레스가 많을 때 흔히 나타난다. 때론 하지불안증후군 같은 수면장애 신호가 될 수도 있다.
? 건강한 수면 자세, 이렇게 시작하세요
수면 자세만으로 스트레스를 해결할 순 없지만, 몸이 편안함을 느끼게 도와주면 마음도 안정될 수 있다.
※옆으로 눕되, 척추 정렬 유지-팔과 다리를 자연스럽게 뻗고, 무릎 사이에 베개를 두면 허리 부담이 줄고 긴장 완화에 도움이 된다. 엎드려 자는 습관이 있다면, 바디필로우를 활용해 옆으로 누운 자세로 바꾸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바르게 누워 팔은 옆으로-코골이나 수면무호흡이 없는 사람에겐, 등을 대고 팔을 옆으로 두는 자세가 척추 정렬에 효과적이다. 이때 무릎 아래에 베개를 두면 허리 긴장이 줄고, 이완에 도움이 된다.
※너무 웅크리지 말기-태아형 자세를 취하더라도 너무 몸을 오므리지 않도록 하고, 팔과 다리를 살짝 펴서 편안한 반(半)태아 자세를 시도해보자. 몸을 살짝 펴는 것만으로도 뇌는 ‘안전하다’고 인식하면서 스트레스 반응이 줄어든다.
※두터운 담요 활용-가벼운 압박감을 주는 무게감 있는 담요는 신경계를 진정시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실제로 중간에 뒤척임이 줄고 숙면을 도와주는 효과도 있다.
단, 전문가들은 자세 교정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낮 동안의 스트레스 요인을 점검하고, 이를 관리하기 위한 호흡, 명상, 요가 등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