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배 큰 DX 시장 잡아라”…日 투자 늘리는 국내 SW 기업

2025-07-09

일본 디지털 전환(DX) 시장을 공략하는 국내 소프트웨어(SW)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 한국보다 4배 가까이 큰 일본 DX 시장에서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이노룰스는 일본 금융 DX 시장 공략을 위해 금융 분야에 특화된 현지 기업과 전략 제휴를 추진하고 있다.

이노룰스는 이미 일본 손해보험사 '손보재팬', 생명보험사 '일본생명' 등 대형 보험사에 DX 솔루션을 도입했다. 그러나 제품을 공급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금융 전문 현지 기업과 협력해 DX를 필요로 하는 고객을 확대할 방침이다.

NHN클라우드는 일본 클라우드 사업 확대를 위해 도쿄 리전(독립적이고 지리적으로 격리된 서버의 물리적 위치) 확장을 고민하고 있다. NHN클라우드는 2019년 오픈한 도쿄 리전을 기반으로 현지에 클라우드 인프라를 제공해 왔다. 그러다 최근 늘어난 DX·인공지능 전환(AX) 수요에 대응해 리전 확장 필요성을 체감했다.

NHN클라우드 도쿄 리전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현지 기업뿐만 아니라, 일본 시장을 공략하려는 국내 기업의 수요도 있다. 이달 초에는 와이즈넛, 이노그리드, 투라인클라우드 등 국내 AI·클라우드 기업 3사와 협력해 NHN클라우드의 도쿄 리전을 기반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했다.

AI 기반 SW 솔루션을 무기로 내세운 국내 기업 사례도 늘고 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일본 시장에 도입한 '라인웍스'에 '라인웍스 AI콜', '라인웍스 OCR' 등 AI 기능을 지속 추가하고 있다. 최근엔 일본 신사업 프로젝트 담당자 채용을 진행, 라인웍스를 비롯한 자사 기업간거래(B2B) 제품에 AI 기술을 응용하도록 하는 등 AX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마드라스체크 역시 거대언어모델(LLM) 기반 AI 챗봇 기능을 기본으로, 플로우 데이터를 활용해 검색증강생성(RAG) 기술이 결합된 에이전트로 자사 협업툴 '플로우'를 진화시켰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아이마크 그룹(IMARK Group)에 따르면, 2024년 일본의 DX 시장 규모는 579억달러(약 79조3600억원)다. 같은 기간 우리나라 DX 시장 규모인 154억2000만달러(약 21조1400억원)보다 약 3.8배 크다.

일본 정부는 경제 성장을 위해 DX를 통한 생산성 향상을 꾀하고 있다. 2021년 디지털청을 설립하며 DX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정부뿐만 아니라, 민간에서도 DX가 활성화되면서 국내 SW 기업들에게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가 생긴 것이다.

한 SW 기업 관계자는 “클라우드 전환이 많이 진행된 우리나라와 달리, 일본은 아직 레거시 인프라 자산인 메인프레임을 현대화하는 클라우드 전환이 진행 중”이라며 “이 때문에 해외 기업들이 일본 DX 시장에 발을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SW 기업 관계자는 “일본 금융 부문에서도 클라우드 전환이 한창이다”며 “계정계를 제외한 채널쪽이나 정보계 업무에선 우리나라보다 클라우드 전환이 보다 많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일본은 국내보다 3~4배 큰 시장 규모, 뛰어난 접근성, DX에 대한 투자 등 해외로 진출하는 국내 SW 기업들에 중요한 시장”이라며 “일본 시장 특성상 초기 투자에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하는 사례는 지속 생겨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인 기자 modernman@etnews.com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