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년 남성이 장기간 혼자 살거나 반복적으로 이혼과 별거를 겪을 경우 몸속 염증 수치가 높아지며 면역 기능이 크게 약화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심혈관 질환이나 당뇨 등 노화 관련 만성질환 위험도 함께 커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덴마크 코펜하겐대 연구팀은 40~60대 중년 남성 3170명을 대상으로 독신 생활 기간 및 파트너 관계 파탄과 염증 수치의 관계를 분석했다
연구진은 26년간의 결혼·동거 기록과 독신 생활 기간을 추적하고 혈액 속 염증 표지자인 인터루킨-6(IL-6)과 고감도 C-반응성 단백질(hsCRP) 수치를 측정했다.
분석 결과, 이혼이나 동거 파탄을 두 차례 이상 경험한 남성은 그렇지 않은 남성보다 염증 수치가 17% 높았다. 또한 혼자 산 기간이 7년 이상인 남성은 IL-6과 CRP 수치가 각각 12%, 11% 증가했다. 반면 여성에게서는 독신 생활이나 관계 파탄과 염증 수치 사이에 뚜렷한 상관관계가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진은 남성이 결혼 생활에서 상대적으로 큰 건강 이익을 얻는 만큼, 관계 파탄 시 반대급부로 신체적 타격이 더 크게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또 남성은 스트레스를 음주·외부 행동으로 표출하는 경향이 강하고 여성은 내면화하는 경우가 많아 면역 반응에도 차이가 생긴 것으로 분석됐다.
전문가들은 중년 남성이 장기간 독신 생활을 할 경우 정기 검진과 생활습관 관리가 면역력 유지의 핵심이라고 강조한다. 규칙적인 운동, 균형 잡힌 식사, 스트레스 관리, 충분한 수면이 필수적이다. 이혼과 별거로 인한 심리적 스트레스가 신체 염증 반응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사회 활동과 정서적 안정도 건강을 지키는 중요한 요소다.
연구진은 "독신 생활이나 이혼이 염증을 직접 유발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사회적 관계와 정서적 안정이 면역 기능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한편, 이 연구는 최근 'Journal of Epidemiology & Community Health'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