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교자” “영웅”…찰리 커크 죽음에 유럽 우파 세력 뭉쳤다

2025-09-16

미국의 우익 청년 활동가 찰리 커크(32)가 지난 10일(현지시간) 암살된 이후 유럽 전역에서 우파 세력이 결집하고 있다. 극우 정당이 선거에서 약진하고 대규모 반이민 집회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현지 매체들은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운동과 유럽 포퓰리즘·민족주의 세력 간 시너지 효과를 입증하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커크의 죽음 이후 유럽 정치 지형에선 극우 세력의 약진이 가속화되고 있다. 서부독일방송(WDR) 등에 따르면 14일(현지시간) 서부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州) 지방선거 잠정 개표 결과에서 독일대안당(AfD)은 14.5% 지지율을 기록했다. 기독민주당(CDU·35%), 사회민주당(SPD·22%)에 이은 3위였지만 직전 선거인 2020년(5%)보다 세 배 가까이 급등했다.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은 독일 인구의 약 4분의 1이 사는 최대 거주지역이다. 농촌과 도시가 고루 섞여 있어 독일 민심의 ‘축소판’으로 여겨진다. 파이낸셜타임스는 “프리드리히 메르츠 총리의 연립 정부 출범 이후 열린 첫 번째 주요 선거 시험대에서 집권당인 사회민주당(SPD)의 텃밭인 서부 산업 중심지에서 극우 정당이 선전하고 있다”고 짚었다.

영국에선 정당지지율 1위를 기록 중인 극우 성향의 영국개혁당이 제1야당인 보수당 예비내각의 노동연금부 부장관 대니 크루거 하원의원을 영입했다. 영국 개혁당이 현직 보수당 의원을 영입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유럽연합(EU) 의회에선 커크의 죽음이 정치적 쟁점으로 부상했다. 프랑스 극우당인 국민연합(RN)의 조르단 바르델라 대표 등 의원들이 커크를 기리는 묵념을 요구했지만, 절차상 이유로 거부되자 반발했기 때문이다. 바르델라는 “좌파의 비인간적 수사와 불관용이 정치 폭력을 부추긴다”며 “민주 사회를 좀먹는 독을 더는 외면할 수 없다”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또 2020년 ‘조지 플로이드 사건’을 추모한 의회가 이번에는 거부했다며 이중잣대라는 반발도 의원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유럽 정치권의 이 같은 변화는 커크의 죽음 이후 거세진 반이민 기류를 반영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지난 13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대규모 반이민 집회다. 극우 활동가 토미 로빈슨이 이끈 이 집회엔 현지 경찰 추산 약 15만명이 참가한 가운데 일부는 미국과 이스라엘 국기를 들거나 마가 명칭이 적힌 빨간 모자를 쓰고 있었다. 커크를 추모하는 사진과 구호도 등장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도 이날 화상 연설을 통해 “좌파는 살인을 축하한다. 반격하지 않으면 죽는다”며 세력 결집을 독려했다. 프랑스·독일·덴마크 극우 정치인들도 직접 연단에 올라 국제 연대를 강조했다.

같은 날 스페인 극우 성향의 정당 복스(Vox)가 연 전당대회에선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화상 연설에 나섰다. 멜로니는 “자유의 대가를 목숨으로 치른 젊은이이자 용감한 아버지였던 커크에게 경의를 표하고 싶다”며 “그의 희생은 폭력과 불관용의 편에 서는 우리의 모습을 다시 한번 일깨워준다”고 말했다. 이어 “좌파의 이념적 유럽을 확실히 종식하려면 불법 이민과 끈질기게 싸워야 한다”며 “국민의 자유와 유럽의 미래를 위해 끊임없이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럽 언론은 커크의 죽음 이후 우파 세력이 뭉치는 현상에 대해 “유럽의 보수들이 커크를 순교자로 추앙하고 있다(유락티브)” “커크가 유럽 보수의 영웅으로 등극했다(르몽드)”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마가 운동과 유럽 포퓰리즘·민족주의 세력 간 시너지 효과를 입증하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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