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시절 내가 사랑했던 펭귄, 어느덧 22살···"어른된 1세대 시청자도 함께 모험 떠나길"

2025-12-08

‘뽀로로’ 10번째 극장판 개봉

제작사 ‘오콘’ 우지희 대표

‘뽀통령’으로 불리며 사랑받아온 뽀로로가 올해 스물두 살이 됐다. 2003년 5분짜리 유아용 3D 애니메이션으로 출발한 뽀로로는 어느새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IP(지식재산권)로 성장했고, 그와 함께 자란 1세대 시청자들 역시 성인이 됐다.

뽀로로의 제작사 ‘오콘’의 우지희 대표는 지난 5일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점에서 한 인터뷰에서 “아이들만을 위한 콘텐츠를 넘어, 세대를 잇는 이야기로 확장 중”이라고 말했다.

오는 11일 개봉하는 <뽀로로 극장판 스위트캐슬 대모험>은 2013년 <슈퍼썰매 대모험> 이후 누적 463만 관객을 모은 뽀로로 극장판 시리즈의 10번째 작품이다. 오콘은 2013년부터 코로나19 시기 2년을 제외하고 매년 뽀로로와 친구들의 모험을 극장판으로 제작해왔다. EBS에서 방영 중인 TV 시리즈와 동시에 연말 극장판 개봉 일정을 맞추는 건 쉽지 않은 작업이다. 우 대표는 “기획·연출·제작이 촘촘히 맞물려 돌아가는 스케줄이라 초기엔 시행착오가 많았지만, 12년간 쌓인 경험 덕분에 이제는 안정적인 프로세스를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첫 장편 ‘크리스마스…’재해석

추억의 요소 더해 반가움 느낄 것

노력의 시간이 브랜드 창출 입증

세대를 잇는 콘텐츠로 확장 시도

‘케데헌’성공 보며 새로운 희망

“극장판은 TV 시리즈보다 스케일도 크고 호흡도 길어요. 그래서 보통 3년 전부터 여러 팀이 분업해 작업을 진행합니다. 다음 작품도 이미 준비 중이에요.”

이번 신작은 국내 애니메이션 시리즈 최초로 ‘10번째 장편’이라는 기록을 세운 동시에, 2004년 60분짜리 OVA(오리지널 비디오 애니메이션)로 제작된 뽀로로의 첫 장편 <크리스마스 쿠키캐슬 대모험>을 재해석한 작품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우 대표는 “아이들이 비디오테이프가 늘어질 때까지 본다는 얘기를 듣고 극장판을 시작하게 됐다”며 “그렇게 매년 모험을 이어오다 보니 어느새 10번째가 됐다”고 말했다.

관객층에도 세대 변화가 있다. 유아용 애니메이션으로 출발했지만 이제 가족 단위 관객은 물론, 어린 시절 뽀로로를 보며 자란 20대까지 겨냥한다. <스위트캐슬 대모험>은 크리스마스가 사라질 위기에 놓인 디저트 왕국에서 펼쳐지는 모험을 그린다.

우 대표는 “20년 전 애니메이션을 보던 아이들이 이제 26~28세가 됐다”며 “이들이 다시 극장으로 찾아오길 바라는 마음에 액션과 코미디 비중을 높였다”고 말했다. 이어 “추억 요소도 더해 성인 관객들도 반가움을 느낄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 대표는 최근 급격하게 변한 시장 환경을 실감하고 있다. 유아용 극장 콘텐츠가 많지 않은 국내 상황에서 뽀로로는 여전히 든든한 고정층을 갖고 있지만, 코로나19 이후 관객들의 극장 방문 자체가 줄어든 현실은 피할 수 없는 과제다.

오콘은 이를 돌파하기 위해 ‘극장에서만 가능한 경험’을 강화한 콘텐츠를 준비하고 있다.

우 대표는 “아이를 데리고 극장에 오는 건 부모 입장에선 큰일”이라며 “집에서 보는 것과 다르지 않다면 굳이 극장을 찾을 이유가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뽀로로 공굴리기’ 같은 이벤트를 했을 때 반응이 정말 뜨거웠다”며 “뽀로로가 직접 관객들과 소통하는 인터랙션 상영 등 참여형 상영을 시도한다”고 소개했다. 일종의 ‘이머시브 시네마(Immersive Cinema)’ 형식이다.

롯데시네마 전용관에서 운영될 이 프로그램을 통해 뽀로로를 즐기는 새로운 방식을 선보인다. 우 대표는 “싱얼롱 외에도 관객들이 직접 참여하는 다양한 요소를 넣었다”며 “성과가 좋으면 내년엔 체험형 콘텐츠를 본격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콘은 해외 진출과 IP 확장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우 대표는 “10년 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플랫폼 환경이 다양해졌다”며 “중국 진출을 준비 중이고, 뽀로로 IP 확장을 다각도로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글로벌 신드롬을 일으킨 <케이팝 데몬 헌터스>, 120만 관객을 모은 <하츄핑>, 북미에서 흥행한 <킹 오브 킹스> 등 최근 한국 애니메이션의 성공 사례도 자극이 됐다. “잘 만든 애니메이션에 시장이 반응하고, 해외에서도 기회가 생긴다는 걸 확인했어요. 부럽기도 하지만, 동시에 희망을 갖게 되죠.”

우 대표는 “노력의 시간이 브랜드를 만든다”고 강조했다. 그는 “10년을 버텨야 브랜드가 된다는 말이 있다. 뽀로로는 그 과정을 증명한 IP”라며 이제는 세계를 향해, 새로운 경험을 선보이는 콘텐츠로 더 멀리 나가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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