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 원가·가격·내수 '삼중고'···돌파구 찾기 고심

2025-11-14

식품업계가 원가 상승, 가격 동결, 내수 부진이라는 삼중고에 직면했다. 내수 침체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4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최근 원·달러 환율은 1460~1470원대를 중심으로 등락을 이어가며 고환율 구간이 고착되고 있다.

고환율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식품업계의 부담이 확대되고 있다. 식품 기업의 경우 밀, 대두, 옥수수, 팜유, 코코아 등 주요 원재료 대부분을 해외에서 달러로 조달하는 만큼 환율이 10원만 올라도 제조 원가가 수십억원씩 늘어난다.

원가 부담을 가격에 반영하지 못하는 점도 수익성 악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정부는 연말 물가 안정과 함께 가격은 그대로 유지한 채 중량을 변경하는 등 꼼수로 가격을 인상하는 슈링크플레이션에 대한 대대적인 점검에 나섰다. 정부 단속이 강화되면서 가격 조정이 어려워진 식품 기업이 치솟는 원가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내수 시장 또한 회복세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고물가·고금리 환경이 지속되면서 가정 내 소비는 축소됐고 전반적인 식품 소비 여력도 감소한 상태다. 여기에 소비자들이 가격 대비 효용을 중시하는 소비 성향이 확산돼 프로모션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이러한 흐름이 다시 판촉비 부담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만들고 있다.

실적에도 비용 압력과 수요 둔화 흐름이 그대로 나타났다. CJ제일제당과 롯데웰푸드의 3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25.6%, 8% 감소했고 해외 비중이 70%에 육박하는 오리온의 경우도 해외 부문 성장에도 영업이익은 0.6% 성장하는데 그쳤다. 내수 침체로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식품사들이 해외 매출 확대에 사활을 걸고 있지만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식품 기업의 수익성도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비용 구조 재편을 중심으로 한 대응이 확산하고 있다. 일부 기업은 생산 효율화와 자동화, 희망퇴직, 조직 개편 등을 통해 고정비를 최소화하고 있다. 마케팅 예산 축소와 원가율이 낮은 제품 중심의 포트폴리오 재편도 진행 중이다. 다만 고강도 비용 절감으로 투자와 연구개발(R&D) 규모가 축소되면서 기술력과 제품력 경쟁력이 약화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원가 상승과 가격 동결, 수요 부진이 동시에 나타나면서 단기적인 실적 방어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올해 조달한 고환율 물량이 내년 초부터 반영되는 만큼 비용 압력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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