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술 받은 지 이틀 만에 출근했습니다. 이렇게 간단한 시술인 줄 알았다면 진작 받았을 겁니다."
최근 한지연 강동성심병원 비뇨의학과 교수에게 최소침습적 전립선비대증 치료 옵션 중 하나인 '아이틴드(iTind)' 시술을 받은 서경제(62·가명)씨는 "매일 밤 소변이 마려워 밤잠을 설친 것도 모자라, 작년 겨울에 급성 요폐(소변이 전혀 나오지 않는 상태)가 와서 응급실 신세를 진 걸 생각하면 아찔하다"며 고개를 저었다.
◇ 전립선, 나이들수록 서서히 커져 요도 압박…방치 땐 결석·요로폐색도
전립선은 방광 아래쪽 깊숙한 곳에서 요도를 감싸고 있는 남성의 생식기관이다. 정상 전립선은 보통 20~25g 내외로 호두알 만한 크기지만 전체 정액의 약 30%에 해당하는 전립선액을 생산하고 정액이 배출되는 사정관과 요도가 관통하기 때문에 비뇨기계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친다. 전립선비대증은 전립선이 비정상적으로 커지면서 방광 출구와 요도를 압박해 배뇨장애를 일으키는 질환이다. 화장실을 자주 찾게 되고, 소변을 보고 나서도 개운치 않으며 소변 줄기가 가늘고 끊기다 못해 흘리기도 한다. 50대가 넘어 이러한 배뇨 이상 증상이 반복된다면 단순히 노화로 넘기기 보다 전립선 건강을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한 교수는 "전립선비대증은 50대의 50%, 60대의 60%, 70대의 70%가 경험할 정도로 중장년 남성에게 매우 흔하다"며 "임상현장에서는 40대 초반부터 전립선비대증으로 인한 불편감을 호소하는 사례도 많이 접한다"고 설명했다.
전립선비대증은 생명을 위협하진 않지만 사회생활에 상당한 불편을 초래하고 삶의 질을 크게 떨어트린다. 방치하면 요로감염, 혈뇨, 방광결석 같은 합병증이 생기고 심한 경우 신기능 악화로도 이어질 수 있어 조기 발견과 적절한 치료가 중요하다. 갑자기 추워지는 요즘 같은 시기에는 아무리 힘을 줘도 소변이 나오지 않는 급성 요로폐색으로 병원을 찾는 전립선비대증 환자들이 늘어난다. 낮과 밤의 급격한 온도 변화로 자율신경계가 흔들리는 데다 감기약에 들어있는 항히스타민제 등 일부 약물의 영향이 겹치면서 방광 수축 능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탓이다. 송년회 등 연말을 앞두고 잦아지는 회식 자리의 음주도 방광 수축 및 이완을 방해해 전립선비대증 환자에겐 치명적일 수 있다.
◇ 전립선비대증 환자 160만명 육박…50대 이상이 98% 달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2024년 전립선비대증으로 의료기관을 찾은 환자는 158만3627명으로 2020년 130만4329명보다 21.4% 늘었다. 그 중 50대 이상 환자가 약 155만 명으로 전체의 98%를 차지했다. 전립선비대증 초기에는 남성호르몬의 합성을 차단하는 5알파 환원효소 억제제나 전립선으로 가는 혈액 공급량을 늘려 증상을 개선시키는 PDE5 효소 억제제 등 약물 치료를 시도한다. 약물로 충분한 효과를 보지 못하거나 전립선 크기가 크면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국내에서 전립선비대증 수술을 받는 환자는 1% 남짓이다. 해외에서 수술로 넘어가는 비율이 20~30%인 것과 극명하게 대조된다. 한 교수는 "수술 통계가 실제보다 적게 잡혔을 가능성을 감안해도 수술 비중이 매우 낮다"며 "수술에 대한 부담 때문에 치료를 미루는 환자들이 그만큼 많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전통적인 수술법인 경요도 전립선 절제술(TURP)은 하반신 또는 전신마취 하에 요도를 통해 내시경을 방광과 전립선에 진입시킨 다음, 루프형 전기칼로 마치 나무를 깎듯이 비대해진 전립선 조직을 제거하는 방식이다. 이후에 도입된 홀렙(HoLEP) 수술은 고출력 레이저를 이용해 비대해진 전립선 조직을 절제한다. 두 방식 모두 내시경을 통해 거대한 전립선 조직을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지만 5~7일가량 입원해야 하고 출혈, 통증 등으로 인해 일상생활로의 회복 속도가 다소 느린 편이다. 무엇보다 환자들이 가장 부담스러워하는 건 역행성 사정과 같은 합병증이다. 사정 시 정액이 요도 밖으로 나오지 않고 방광으로 역류하는 현상으로, 환자들이 체감하는 변화가 크다.
◇ 최신 시술 ‘아이틴드’ 국소마취로 기기 삽입해 일주일 뒤 제거…후유증 걱정 뚝
이런 문제들을 보완하고자 최근 몇년 사이 약물과 수술의 간극을 메우는 최소침습적 시술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서씨가 받은 ‘아이틴드’는 가장 최근 국내 도입된 전립선비대증의 최소침습적 솔루션이다. 2020년 미국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고 올해 2월 보건복지부 신의료기술로 인정받았다. 니티놀(티탄과 니켈의 합금) 재질의 의료기기를 전립선 요도에 일시적으로 삽입했다가 5~7일 뒤 제거하는 방식으로, 체내에 아무것도 남지 않고 전립선 조직을 절제하지도 않으니 후유증 위험이 적다. 삽입된 기기가 내부에서 서서히 확장되면서 부드럽게 압력을 가해 전립선 요도와 방광목의 형태를 재구성함으로써 배뇨장애 증상을 개선하는 원리다. 시술은 국소마취 하에 30분 이내로 진행되며, 대부분의 환자가 시술 후 1~2일 내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다. 기기 제거는 5~10분 정도로 더욱 간단하다.

강동성심병원은 올 3월 아이틴드를 선제적으로 도입했다. 환자들 사이에 입소문이 퍼지면서 시술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 모든 환자에게 적합한 것은 아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기준에 따르면 만 50세 이상으로 전립선 크기 25g 이상 75g 이하, 국제전립선증상점수(IPSS) 10점 이상, 최고 요속(Qmax) 12㎖/s 이하인 환자 등에게 적용 가능하다. 즉, 전립선이 지나치게 크거나 방광 기능이 많이 떨어진 환자는 대상이 될 수 없다. 한 교수는 "정밀 검사와 면담을 통해 환자가 꼭 맞는 치료법을 선택하도록 돕고 있다"며 "전립선질환은 조기에 발견해 치료할수록 예후가 좋기 때문에 배뇨 증상이 있다면 40대부터 검진을 받아보길 권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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