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ICE: 탐정을 말하다
탐정업계 매출의 30%는 불륜 관련 조사죠. 이건 한국 말고 미국·영국·일본도 마찬가지입니다.
1세대 탐정학자인 염건령 가톨릭대 행정학과 탐정학 교수는 탐정업과 흥신소·심부름센터의 차이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이렇게 말했다. 2020년 탐정 합법화 이후 불법 흥신소·심부름센터의 ‘뒷조사’와 탐정 면허를 딴 탐정의 합법적 조사엔 어떤 차이가 생겼을까. 예를 들어 불륜과 같은 사인(私人) 간 내밀한 관계를 조사할 때, 탐정은 불법 업체와 달리 어떤 방식으로 사건을 해결할까.

지난해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탐정 자격을 취득한 국내 탐정 수는 2만5000명을 넘어섰다. 2023년 말 기준 탐정 자격증을 발급해준 기관은 100곳이 넘는다. 지난 5년 사이 탐정업은 급격한 양적 팽창을 겪었는데, 질적으로도 그만큼 성장했을까. 염 교수는 “한국 탐정 업계도 수십 가지 전문 분야를 다루는 탐정이 배출되고 있다”며 “전직 국정원 출신이 모여 산업 기술 유출 문제에 전문적으로 대응하는 탐정 회사가 국제무대에서 활동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민간 정보 시장에서 해외 유명 회사만큼 영향력이 절대적이진 않다”고 했다. 한국 탐정 법인은 해외 유명 탐정 회사와 어떤 차이가 있을까.
두 편의 인터뷰에서 염 교수는 한국 탐정 업계의 구체적 실상과 탐정의 현실적 고민 등을 매우 상세히 전했다. 한국범죄학연구소장을 맡은 염 교수는 2004년 이후 20년 동안 5000명 이상의 탐정 지망생 교육을 해왔다. 법무부 법무연수원 초빙 교수와 경찰대 외래 교수를 지냈고, 해경 과학 수사 자문위원으로 활동했다.
① 좋은 탐정과 나쁜 탐정을 구별하는 법
1~2년 안에 그만두는 경찰 출신 탐정도 많습니다.
염 교수는 “경찰 출신이 탐정에 적응하는 데 실패하는 공통된 이유가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경찰 등 수사를 경험해 본 이들이 탐정업에도 쉽게 적응할 거라 생각하기 쉽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의미다.
주로 어떤 직종에서 탐정 자격을 따나.
단일 직군 중엔 경찰, 해양경찰, 사법경찰관인 교정 공무원 등 경찰직에서 탐정 면허를 가장 많이 따러 온다. 또 소방서에 있는 ‘화재 조사 전문가’도 탐정 면허를 취득한다. 보험사의 위탁 탐정 양성도 많다. 보험사에는 경찰 수사 개시 전에 자동차보험 사기, 상해보험 사기 등을 자체 조사하는 조사역이 있는데, 보험사가 이들을 자체적으로 양성하기엔 어렵기 때문이다. 변호사들도 직접 사건 조사를 해봤으면 하는 마음에 탐정 면허를 딴다. 최근엔 엔터테인먼트 회사 ‘캐스팅 디렉터’나 ‘결정사(결혼정보회사)’에서도 탐정을 고용한다.

합법화 이후 탐정의 소득은 어떨까. 올해 한국공인탐정협회 매출 추정 자료에 따르면, PIA 탐정 법인 회원 중 한 곳은 월매출 약 8000만~9000만원, 연 매출 약 10억원을 기록했다. 하금석 한국공인탐정협회장은 “연 매출 2억~6억원 정도 회사나 이보다 훨씬 많이 버는 탐정 회사도 여럿이지만, 월매출 500~1000만원이나 이만큼도 못 버는 영세한 탐정도 다수”라며 “탐정 시장의 양극화가 상당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인기 탐정 혹은 회사가 사건을 독식하기도 하나.
인기 탐정이 있지만, ‘사건 싹쓸이’가 바람직하지 않다는 시장의 ‘룰’이 있다 보니 일정 매출 이상의 의뢰는 안 받는 거로 안다. 너무 돈을 좇거나, 조직을 키우다 보면 앞뒤 안 가리고 사건을 맡게 된다. 업계에선 이걸 ‘코피 난다’고 표현한다. 탐정이 손대지 말아야 할 사건이나 해결이 안 되는 사건의 경우 무작정 돈을 받으면 법적 분쟁이 생길 수 있기에 탐정도 사건 선임 수를 조절한다. 그리고 사람을 투입하는 일이라 사건 자체를 많이 맡을 수도 없다.
불법 유혹도 많을 거 같다.
경찰 단속이 심해서 불법 행위는 안 한다. 예를 들어 개인정보보호법을 어기거나 위치 추적기를 달면 정말 큰일 난다. 사업체가 날아간다. 심지어 남편 외도를 의심하며 핸드폰 해킹을 해달라는 의뢰도 오는데, 맡으면 안 된다. 다만 법률적으로 문제가 없을 것 같아서 사건에 착수했는데, 조사 과정에서 윤리·도덕·법률적 하자가 생기는 사건도 있다.
구체적으로 어떤 경우인가.
보통 배우자 불륜을 확인할 때, 의뢰자의 배우자가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 반드시 가족관계증명서를 떼오라고 한다. 근데 이걸 위조하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어떤 중년 남성은 “부인이 바람피우는 것 같으니 진실을 확인해 달라”고 사건을 의뢰했다. 서류 상으로 부부의 나이 차가 15년이었는데, 외관상 차이는 그보다 커 보였다. 의심은 들었지만 일단 의뢰인을 믿고 조사를 시작했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 여성은 의뢰인의 부인이 아니었다.
※ 더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를 통해 보실 수 있습니다.
▶ “아내 바람났다” 중년男 의뢰…그 여자 정체, 탐정은 기겁했다
② “첫 번째 의심 대상은 의뢰인” 뒷조사 당하는 탐정들
염 교수는 “탐정의 기본은 의심”이라며 “그 첫 번째 의심 대상은 조사 대상자가 아닌 의뢰인”이라고 말했다. 탐정 일의 시작은 의뢰인과의 첫 만남이다. 탐정은 이때 의뢰인의 어떤 말과 행동을 재빨리 파악해야 할까. 그는 “‘직업병’과 같은 의심이 탐정 자신의 아내나 주변 사람을 괴롭히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의뢰인도 처음 만난 탐정을 경계한다. 어떤 방식으로 의뢰를 맡긴 탐정을 검증할까. “자신에게 유리한 증거를 만들어 달라”는 의뢰인 요구도 많다. 철저한 ‘을’의 위치에 있는 탐정은 이런 요구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조사 결과가 마음에 안 들 때, 의뢰인은 다른 탐정에게 똑같은 사건을 다시 맡겨도 될까. 만약 의뢰인 요구대로 조사를 성공적으로 마쳤다면, 탐정은 의뢰인에게 성공 보수를 요구할 수 있을까. 일부 탐정은 의뢰인과 조사 대상자를 오가며 흥정하듯 돈을 부풀려 불법적인 이중 계약을 맺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탐정은 어떤 식으로 의뢰인과 조사 대상자 사이를 넘나들며 이같은 불법 거래를 이어갈까. 염 교수는 사례를 통해 ‘이중 계약’과 ‘이중 의뢰’의 차이를 상세히 설명했다.
※ 더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를 통해 보실 수 있습니다.
▶ “수상하네, 너도 바람났냐?” 탐정이 아내 의심하면 생기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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