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터치'하는 '돈'과 ‘소비’의 모든 순간을 포착합니다. <편집자주>

크리스마스 케이크의 계절이 돌아왔다. 지난해 신라호텔이 선보인 최고가 케이크가 40만원에 달하며 화제를 모았던 만큼, 올해는 또 얼마나 화려하고 비싼 케이크들이 등장할까.
12일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초콜릿 가격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16.3% 급등했다. 지난해 7월 이후 16개월째 두 자릿수 상승률이다. 커피값도 가파르게 올랐고, 빵값 역시 지난달 6.6% 오르며 8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연말연시를 앞두고 초콜릿·커피·케이크 가격이 치솟는 ‘디저트플레이션’(디저트+인플레이션)이 현실화될 전망이다.

◇“하루 만에 완판” 스타벅스·호텔 콜라보 케이크 다시 뜬다
매년 연말 가장 먼저 화제를 모으는 브랜드 중 하나는 단연 스타벅스다. 스타벅스 코리아는 오는 13일 조선호텔의 베이커리 브랜드 ‘조선델리’와 협업해 트리 모양의 ‘노엘 트리 케이크’를 출시한다.
진한 초콜릿 가나슈와 블랙벨벳 시트를 층층이 쌓은 이 케이크는 지난해 하루 만에 완판된 바 있다. 당시 8만9000원이었던 이 케이크는 스타벅스 역대 최고가 제품이었지만, 호텔 제과와 동일한 품질을 ‘매장에서 픽업해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소비자에게 통했다.

◇호텔 케이크, ‘디저트’ 아닌 ‘브랜딩 전쟁터’
호텔업계의 크리스마스 케이크 경쟁은 단순한 디저트 판매가 아니다. 각 브랜드의 정체성과 자존심이 걸린 일종의 브랜딩 전쟁이다.
파라다이스호텔은 우체통 모양의 ‘산타 포스트 박스’를, JW 메리어트 동대문은 초콜릿·밤·시트러스 향을 조합한 6종 케이크를, 포시즌스호텔 서울은 트러플 초콜릿 무스를 더한 ‘다이아몬드 포시즌스 리프’를 선보였다. 각 호텔은 고유한 콘셉트와 디자인으로 ‘시그니처 케이크’ 경쟁을 벌이고 있다.
호텔 제과 파티시에 출신 관계자는 “호텔마다 다르지만 콘셉트 기획과 디자인에만 1~2개월, 식감과 형태를 잡는 시뮬레이션에 또 한 달 이상 걸린다”며 “입체적인 트리나 오너먼트 형태를 구현하기 위해 수십 번 테스트를 반복한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제과업계 관계자는 “디자인이 복잡할수록 부드러운 식감을 유지하기 어렵다”며 “하지만 비주얼이 곧 경쟁력인 만큼 맛과 형태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하루에도 수차례 테스트를 진행한다”고 말했다.
사용되는 재료 또한 호텔의 자존심이 걸린 요소다. 지난해 신라호텔이 내놓은 ‘더 테이스트 오브 럭셔리(The Taste of Luxury)’ 케이크는 40만원이라는 최고가로 주목받았다. 프랑스 디저트 와인 ‘샤토 디켐(Château d’Yquem)’에 숙성된 과일과 블랙 트러플을 사용하고, 라즈베리 초콜릿 아트워크와 리본 장식으로 완성됐다.

◇ “크리스마스 기간에 오르는 딸기값”…원재료 폭등에 베이커리 비명
서울 신촌에서 20년째 베이커리를 운영 중인 한 사장은 “매년 느끼는 거지만 크리스마스 주간엔 딸기 단가가 너무 오른다”고 토로한 바 있다.
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설향 특등급 딸기(2㎏) 도매가는 4만~5만원대였다. 한 달 뒤엔 3만원대로 떨어졌지만, 크리스마스 시즌엔 한 판에 들어가는 생딸기값만 1만5000원을 넘는다. 딸기뿐 아니라 크림치즈, 버터, 설탕, 포장재 등 대부분의 원재료가 오르며 제조원가 부담이 커지고 있다.
◇그래도 완판…‘작은 사치’ 즐기는 소비자들
흥미로운 건, 비싸도 잘 팔린다는 점이다. 지난해 스타벅스 조선델리 케이크는 하루 만에 완판됐고, 투썸플레이스의 ‘스초생(스트로베리 초콜릿 생크림 케이크)’은 250만개 넘게 팔렸다.
호텔 케이크 역시 “비싸다”는 말이 매년 나올 정도지만, 연말이면 꾸준히 품절 행진을 이어간다. 업계는 이런 흐름을 ‘경험 중심 소비’로 본다. 단순히 케이크를 사는 게 아니라 브랜드와 감성을 함께 구매하는 것이다.
결국 크리스마스 케이크는 단순한 디저트를 넘어 한 해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작은 사치’이자 연말의 상징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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