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 먹지 말고 보양식 먹자…복날 음식 잘 먹는 법

2025-07-18

초·중·복 챙겨야 하는 음식 달라

미식가 3인의 추천 보양식 레시피

본격적인 무더위가 고개를 들며 여름 보양식의 계절이 도래했다. ‘삼복더위’라 불리는 초복, 중복, 말복은 일 년 중 가장 더운 시기를 나누는 절기 개념으로, 좋은 음식으로 몸을 보하며 더위를 이겨내려 한 선조들의 지혜가 깃들어 있다.

■ 초복- 기운을 미리 채워두는 ‘예열의 식사’

‘복날’ 하면 흔히들 삼계탕을 떠올리지만 시기별로 신경 써야 할 것과 챙겨야 할 음식의 종류도 다르다. 먼저 본격 여름 더위가 시작되는 초복은 몸이 더위에 적응하는 시기다. 이때는 고단백 음식으로 몸에 기운을 불어넣고 기초 체력을 다져놓는 것이 중요하다. 삼계탕, 백숙, 장어구이 등이 추천 음식. 닭고기에 인삼, 대추, 찹쌀, 마늘을 넣고 끓이는 삼계탕은 에너지와 체력 보충에 탁월한 여름 보양식이다. 단백질과 비타민A가 풍부한 장어구이도 원기 강화에 도움을 주는 요리. 다만 소화력이 약하거나 속이 자주 더부룩해지는 사람이라면 기름기가 적은 부위를 중심으로 섭취하거나 죽 형태로 부드럽게 먹는 것이 좋다. 실내외 온도 차로 몸이 찬 이들에게는 생강이나 황기 등을 함께 넣어 따뜻한 기운을 보태는 방식도 추천한다.

■ 중복- 더위가 절정일 때, ‘지치지 않도록’

한여름의 정점인 중복은 몸의 기운이 쉽게 빠져나가는 시기다. 땀이 많아지고 입맛은 줄어들며, 쉽게 피로를 느낀다. 이 시기에는 소화가 잘되면서도 충분한 단백질과 수분을 공급할 수 있는 음식이 필요하다. 오리고기, 추어탕, 갈비탕 등이 대표적인 중복 보양식이다. 오리는 열을 내려주는 성질이 있어 더위에 예민한 체질에 특히 적합하다. 미꾸라지는 양질의 단백질과 칼슘이 풍부하고, 갈비탕은 단백질과 아미노산이 근육 유지와 회복에 도움을 준다.

더불어 입맛을 살려주는 여름 채소 요리도 곁들이면 좋다. 매콤한 부추무침, 시원한 오이냉국, 향긋한 미나리무침, 상큼한 토마토 주스 등은 보양식의 영양 흡수를 촉진하고 지친 몸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 말복- 여름의 끝자락, 회복에 집중할 때

말복은 더위가 한풀 꺾이며 지친 몸을 회복하고 가을 준비를 하는 시기다. 전복죽, 단호박죽, 버섯들깨탕, 팥칼국수 등이 추천 음식으로, 기름지고 영양이 과한 음식보다는 속을 편안하게 해주는 가벼운 회복식이 적합하다. 단호박과 들깨는 속을 부드럽게 진정시켜주고, 팥은 이뇨 작용을 해 체내 노폐물 배출을 돕는다. 버섯들깨탕, 버섯전골은 면역력 강화에 좋은 버섯을 활용한 영양식. 전복은 위장을 편안하게 해주면서도 타우린이 풍부해 여름내 쌓인 피로를 해소하고 신진대사를 회복하는 데 도움을 준다.

흑백요리사 ‘이모카세 1호’ 김미령 셰프

-해신탕

“복날이 되면 가족들과 해신탕을 즐겨 먹어요. 닭과 해산물, 채소까지 육해공을 한 번에 먹을 수 있는 한 냄비 보양식이에요. ‘해신탕’이라고 하면 비싼 고급 음식이라고 생각하는데 집에서도 간단하고 푸짐하게 만들 수 있어요. 양념이나 복잡한 조리 없이 삼계탕에 전복과 새우, 문어, 낙지 등 해산물을 넣고 끓이면 완성이에요.

먼저 토종닭을 끓는 물에 한 번 데쳐 불순물을 제거한 뒤, 인삼과 마늘을 넣고 삶아주세요. 닭이 익으면 전골냄비에 옮겨 육수와 함께 해산물을 넣고 끓인 후 익는 순서대로 건져 먹으면 돼요. 요즘 골뱅이 철이에요. 부드럽고 쫄깃한 여름 뿔소라도 같이 넣어 먹으면 정말 맛있어요. 대파, 부추, 청경채, 배추 같은 채소를 함께 데쳐 쌈처럼 싸 먹어도 별미죠. 간은 따로 하지 않아도 되고 소금이나 후추, 초고추장, 겨자소스에 취향에 맞게 찍어 먹어요. 고기 등을 다 먹고 난 뒤에는 찰밥이나 면을 넣어 먹어도 좋아요. 2인 가족이라면 작은 육계 한 마리, 낙지 한 마리, 전복 두 개면 충분해요. 인삼이 없거나 체질에 안 맞는 분은 통마늘만 넣어도 괜찮아요. 맛과 영양이 녹아든 걸쭉한 국물 하나만으로도 여름을 이겨낼 수 있을 거예요.”

요리연구가 나카가와 히데코

-바다장어 덮밥과 토마토 가스파초

“여름 하면 장어를 빼놓을 수 없죠. 일본에선 여름엔 민물장어 ‘우나기’를 먹는데 저는 바다장어로 덮밥을 만들어 먹어요. 굽지 않고 조림 방식으로 만들면 불도 덜 쓰고 손쉽게 조리해 먹을 수 있어요. 먼저 바다장어 한 마리(2인분 기준)를 채반에 껍질이 위로 오게 놓고 뜨거운 물을 한 번 뿌려 이물질을 제거한 후 얼음물에 넣어 식혀줘요. 간장과 술, 미림, 설탕을 각 3큰술씩 넣고 끓인 소스에 물기를 제거한 장어를 넣고 약불로 5분 익혀요. 강불로 바꿔 소스가 절반이 될 때까지 졸이면 준비 끝. 이제 갓 지은 밥에 소스를 취향껏 붓고 장어를 올리면 기운 찾아주는 바다장어 덮밥이 완성돼요.

스페인식 냉토마토수프 ‘가스파초’도 여름철 생기를 불어넣는 음식이에요. 보리차나 커피 대신 마시기도 하고 간단한 식사 대용으로도 좋아요. 적당히 익은 토마토와 오이, 양파, 파프리카를 한입 크기로 잘라 볼에 넣고 화이트와인식초와 올리브오일, 소금을 뿌려 1~2시간 냉장고에 재워요. 그다음 믹서기에 넣고 물을 조금씩 부어가며 농도를 조절해 갈아요. 소금과 식초로 입맛에 맞게 간을 하고 마늘을 한쪽 넣어주면 풍미가 더 살아나요. 마지막으로 그릇에 담아 파슬리나 올리브오일을 뿌리면 완성이에요.”(자세한 레시피 <히데코의 일본요리> 참고)

방송인 줄리안 퀸타르트

-표고버섯 전골

“처음 한국에 왔을 때 여름에 삼계탕 같은 보양식을 챙겨 먹는 걸 보고 굉장히 신기했어요. 벨기에에는 보양식 문화가 보편화되어 있지 않거든요. 환경운동을 하며 비건이 된 후에는 여름 보양식으로 표고버섯 전골을 즐겨 먹어요. 유럽에선 표고버섯을 잘 먹지 않는데 한국에 와서 표고버섯 맛에 반했어요. 버섯은 소화와 변비 해결에 좋고 속을 편안하게 해주면서 에너지를 주거든요. 특히 표고버섯은 영양뿐 아니라 감칠맛도 뛰어나 좋아하는 식재료예요.

만드는 방법은 아주 간단해요. 냄비에 비건용 조미료와 배추, 표고버섯을 넣고 채수를 끓여낸 후 좋아하는 재료들을 넣고 익히면 돼요. 저는 만가닥버섯, 새송이버섯, 느타리버섯, 솔송이버섯, 팽이버섯 등 각종 버섯과 콩나물, 대파, 감자, 두부 등 그때그때 먹고 싶은 재료를 넣어 먹어요. 간장이나 샤부샤부 소스로 간을 하기도 하는데 최대한 담백하게 먹는 걸 좋아해요. 어느 정도 먹었다 싶으면 칼국수를 넣어 먹고, 마지막에 밥을 넣어 죽까지 먹으면 든든하죠. 여럿이 함께 먹기도 좋고, 먹고 나면 ‘이열치열’ 더위가 달아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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