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망하자 공장에 보냈다…“사고쳐라” 유비테크 큰그림

2025-11-11

중국 혁신 리포트

편의점 알바 일을 시작한 지 3년 정도 됐다. 키 173㎝에 무게 85㎏. 이 친구는 도대체 피곤이라는 걸 모른다. 하루 24시간 꼬박 일한다. 그래도 짜증 한마디 없다. 손님이 시키는 대로 고분고분, 척척이다.

중국의 휴머노이드 로봇 ‘G1’ 얘기다. 이 로봇이 일하는 곳은 베이징(北京) 중관춘(中關村)에 있는 편의점 ‘갤럭시 스페이스 캡슐(銀河太空艙)’. 세계 최초로 휴머노이드 점원이 근무하는 무인 편의점이다. 'G1'은 로봇 기업 갤봇(Galbot·銀河通用)이 3년 전 개발했다. 바퀴형 하체에 집게 손이 양팔에 달렸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드시고 싶은 음료를 주문하시면 제가 가져다드릴게요!

오늘도 갤럭시 스페이스 캡슐의 G1 로봇은 활기찬 목소리로 손님을 부른다.

지난달 21일 기자가 방문한 이곳에선 생수와 이온음료 등 2~7위안(약 400~1400원)짜리 음료 9종을 판매 중이었다. 갤봇에게 인사를 건네자 “음료를 드시고 기분 전환하겠느냐”는 대답이 돌아왔다. 현장에 비치된 태블릿PC에서 음료를 고르고 결제하자 곧바로 갤봇이 움직였다. 뒤를 돌아 냉장 매대로 향한 뒤 집게 손으로 정확하게 음료를 집어 들었다. 카운터에 음료를 올릴 때까지 걸린 시간은 고작 40초.

이 모습을 지켜보던 한 고객은 현장에 설치된 큐알(QR)코드로 커피를 주문했다. 9.9위안(약 2000원)을 결제하자 갤봇 뒤편에 자리 잡은 커피 로봇이 부지런히 움직였다. 종이컵에 따뜻한 커피가 담기고 플라스틱 뚜껑까지 덮였다. 그러자 갤봇이 움직여 커피잔을 받아 들고 고객에게 건넸다. 주문한 지 3분 만이었다. 일반 카페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사이 편의점 주변에 몰린 사람들이 신기한 듯 연신 카메라를 들어 이 모습을 담았다.

갤봇은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AI) 모델을 통해 복잡한 환경에서도 정확히 상품을 인식할 수 있다는 게 업체 측 설명이다. 주문 즉시 매대 위에서 주문받은 상품을 고를 수 있는 건 이 때문이다. 하루 2~3차례 배터리만 교체하면 24시간 내내 영업이 가능하다. 갤봇이 처리하는 하루 주문은 1000여 건. 갤봇 관계자는 “앞으로 중국 10개 도시에서 100개 매장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로봇 정보사이트인 휴머노이드 가이드에 따르면 갤봇의 공급가는 5만5000달러(약 7907만원)로 추정된다. 공식 가격은 업체에서 밝히지 않았으나 향후 대량 생산 시 가격이 크게 낮아질 전망이다.)

바리스타가 모닝 커피를 만드는 작업을 로봇이 대체하고 있는 중국. 일상 속을 파고드는 ‘로봇 굴기’의 선봉에 선 업체를 취재진이 속속들이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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