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복귀 후 입영연기 등 쟁점…협의체서 수련환경 논의

2025-07-20

의정갈등으로 병원을 떠난 전공의들이 대정부 요구사항을 기존 7개에서 3개로 새로 압축하면서 정부·수련병원 등과 논의에도 속도가 붙게 됐다. 전공의들이 요구한 3가지 사안들 중에 핵심 쟁점은 수련 연속성 보장과 수련 환경 개선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에서 “수련협의체를 만들어 신속하게 전공의 복귀 문제를 논의하겠다”고 이미 밝힌 상황이라 협의체 구성 후 논의까지는 큰 어려움이 없어 보인다. 다만 전공의들이 ‘선 협상 후 복귀’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수련 기간 단축, 입영 연기 등 구체적인 사안에서 ‘특혜’ 논란이 발생할 경우 복귀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도 있다. 의료계 안팎에서는 전공의 수련과 관련한 협상이 단순한 복귀 전제 조건이 아니라 국민들이 신뢰할 수 있는 좋은 의사를 양성하기 위한 양질의 교육과 수련 시스템을 마련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20일 의료계와 정부 등에 따르면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회가 제시한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재검토를 위한 현장 전문가 중심의 협의체 구성 △전공의 수련 환경 개선 및 수련 연속성 보장 △의료사고 법적 부담 완화를 위한 논의 기구 설치 등 3대 요구사항은 정부·의료계·정치권 모두 어느 정도 공감하는 사안이다. 조윤정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장은 “윤석열 정부의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는 30년 넘게 묵혀왔던 문제들을 한꺼번에 해결하겠다는 듯 너무 많은 내용을 담고 있어 전반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며 “특히 '내외산소'(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등 생명이 위급한 환자들을 진료하는 과목의 수련생 신분인 전공의에게 책임을 묻는 건 말도 안되기 때문에 의료사고에 대한 법적 부담 완화를 위한 논의 기구 설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수련환경 개선은 단순한 전공의 복귀 조건이 아니라 국민들에게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하기 위해 필요한 사안인 만큼 대한수련병원협의회,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등이 이미 활발한 논의를 시작했다”고 전했다. 앞서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도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수련협의체를 만들어 신속하게 논의하겠다”며 "전공의들의 수련 환경을 개선하고 질적으로 제대로 된 수련을 받을 수 있는 체계를 만드는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핵심 쟁점은 수련환경 개선과 수련 연속성 보장이 될 전망이다. 현재 국회에 발의되어 있는 주당 근무시간 및 연속근무시간 단축 법안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현장 교수들은 주당 근무시간이 줄어든다면 수련의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현재 3~4년인 수련 기간을 더 늘려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전공의들이 여기에 동의할 지는 미지수다. 군 복무와 직결된 ‘수련 연속성 보장’ 요구도 뜨거운 쟁점이다. 대전협은 입영연기 요구에 선을 긋고 있지만 협상 과정에서 적어도 전역 후 원래 수련병원으로 복귀할 수 있는 특례를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병역 미필 전공의들의 경우 사직하면서 자동으로 입영대상에 포함돼 복귀하더라도 입영통지서를 받으면 군의관이나 공중보건의로 곧바로 입대해야 한다. 병무청은 사직 전공의들이 복귀할 경우 수련을 마친 뒤 입대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지만, 미필 전공의가 모두 복귀하면 내년 병역 자원이 없어질 수 있어 쉽지 않다.

이미 복귀한 전공의와의 형평성 문제도 있다. 수련병원마다 폐쇄적으로 운영되는 의국 분위기를 고려할 때 사직 전공의들이 돌아오면 병원에 남아있는 전공의들이 유무형의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정 후보자도 “복귀 전공의에 대한 제재는 힘들어도 먼저 복귀한 이들은 우대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지만 뾰족한 수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문제다. ‘빅5’를 비롯한 수련병원에서는 고연차 전공의들을 중심으로 복귀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내부 갈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빅5’ 대형병원의 전공의는 548명으로 작년 말 대비 6개월 만에 약 2.38배가 됐다. 다만 의정갈등 발발 이전인 2023년 말의 2742명과 비교하면 80.01% 감소한 수치로 여전히 5분의1 수준에 불과하다. 한 수련병원 관계자는 “전공의들끼리 이른바 ‘감귤’ 논란까지 나오면서 상처가 컸던 만큼 형평성 문제도 중요한 관건”이라며 “병원 내 교수·간호사들도 지난 1년 5개월 동안 전공의들의 행태에 실망한 경우가 많아 복귀하더라도 화학적 결합이 제대로 이뤄질 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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