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로폰 셀프투약’ 자격정지된 의사···법원 “엄연한 의료행위” 처분 적법

2025-07-20

스스로 필로폰을 투약해 벌금형을 받은 치과의사에게 자격정지 3개월 처분을 내린 것은 적법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재판장 이정원)는 최근 치과의사 A씨가 보건복지부 장관을 상대로 낸 치과의사면허 자격정지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인천 연수구의 한 치과의원에서 근무하던 A씨는 2021년 4월 필로폰을 사서 스스로 투약한(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벌금 3000만원을 선고받았다. 보건복지부는 A씨가 스스로 마약을 주사한 행위가 ‘마약 또는 향정신성 의약품은 처방전에 따라 투약·제공해야 한다’고 규정한 마약류관리법 32조와 ‘비도덕적 진료행위’를 위반사항으로 규정한 의료법 32조를 위반했다고 판단하고, 사전 통지절차를 거쳐 지난해 8월 3개월간의 의사면허 자격정지 처분을 내렸다.

A씨는 “의료법에 따르면 비도덕적 진료행위는 타인에 대한 진료행위만을 의미하고, 마약류관리법 역시 타인에게 마약 등을 투약 또는 투약을 위해 제공하는 경우에 해당한다”며 “필로폰을 구매해 자신에게 투여한 행위는 타인에 대한 것도 아니고 진료행위와도 무관해 비도덕적 진료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처분 사유가 있다해도 자격정지 3개월은 지나치게 가혹하다며 법원에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법원은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치과의사가 필로폰을 자가 투약한 것은 의료행위”라며 “사회 통념상 의료인에게 기대되는 고도의 도덕성과 직업윤리에 크게 반하는 행위에 해당해 전문직 종사자로서 의료인에게 부여된 의무를 훼손하고, 의료인에 대한 신뢰를 실추시켰다”고 지적했다.

이어 “필로폰과 같은 향정신성의약품은 특성상 오·남용 우려가 있고 건강과 생명에 치명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며 “마약류관리법 등에서 정한 절차와 방법 등을 준수하지 않고 무분별하게 사용될 경우 의료질서를 심각하게 훼손할 우려가 있어 위반행위를 엄격히 제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씨는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하며 2심이 열리게 됐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