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남정훈 기자 = 국민체육진흥공단(이하 체육공단)이 13일 1988년 서울올림픽 개회식에서 전 세계인의 감동을 이끌었던 상징적 유산 굴렁쇠와 해당 퍼포먼스의 의상 스케치가 대한민국 최초의 '예비 문화유산'으로 최종 선정됐다고 밝혔다.
'예비 문화유산'은 근현대 시기(제작·형성 후 50년 미만)의 유산 가운데 보존 가치가 높아 장차 '등록문화유산'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있는 대상들을 미리 발굴하고 훼손을 방지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다. 문화유산으로 성장할 잠재력을 인정받은 사례들을 선별해 지역사회 문화자원으로 자리 잡게 하려는 취지다.

국가유산청은 지난 11일 우리 사회의 현대사를 대표하는 인물, 사건, 기록물 등을 아우르는 10건의 유산을 첫 번째 '예비 문화유산'으로 발표했다. 이 가운데 체육공단이 제출한 '88서울올림픽 굴렁쇠와 의상 스케치'가 포함되며 스포츠 분야의 문화적·역사적 가치 역시 다시 조명받게 됐다. 해당 굴렁쇠는 당시 한국이 처음 개최한 올림픽을 상징하는 상징물로, 세계 평화와 화합의 메시지를 담아 국제적 호평을 받았다.
서울올림픽 개회식에서 펼쳐진 정적 퍼포먼스는 그 자체가 강렬한 메시지였다. 음악이나 화려한 연출 없이 고요 속에서 한 소년이 굴렁쇠를 굴리며 경기장 중앙으로 걸어 들어오는 장면은 분단과 갈등을 넘어 화합을 꿈꾸는 대한민국의 염원을 담았고, 그 모습은 방송 중계와 함께 전 세계인의 기억에 깊이 새겨졌다. 이 퍼포먼스에 참여한 '굴렁쇠 소년' 윤태웅 씨는 2005년 체육공단 산하 서울올림픽기념관에 실제 사용했던 굴렁쇠를 기증해 이미 귀중한 유산으로 보존되고 있다.


의상 스케치 역시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 퍼포먼스 당시 윤태웅 군이 착용했던 복식의 디자인 초안으로, 리허설용 의상과 최종 의상의 구성 요소, 검정 멜빵바지 등 구체적 디테일이 담겨 있다. 이는 개회식 공연이 어떤 과정을 통해 완성됐는지 보여주는 역사적 사료이자 문화예술 제작 방식의 기록이라는 점에서 높은 가치를 인정받았다.
하형주 이사장은 "이번 선정은 굴렁쇠 퍼포먼스가 단순한 올림픽 퍼포먼스를 넘어 우리나라 스포츠사와 문화사에서 중요한 유산임을 다시 확인한 것"이라며 "2026년 개관 예정인 국립스포츠박물관이 서울올림픽기념관을 포함해 통합 운영될 예정인데, 이를 통해 88서울올림픽의 정신을 계승하고 한국 스포츠의 자랑스러운 역사를 국민과 공유하는 문화 플랫폼으로 발전시키겠다"라고 강조했다.
wcn0500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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