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차르트·카라얀 집 걸어간다…오스트리아, 환상의 음대 비밀

2025-11-13

김호정의 더클래식 in 유럽

이곳은 학교지만, 마치 음악의 테마파크와도 같다. 건물 한쪽에는 전설적 지휘자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그의 생가는 학교에서 도보로 3분쯤 걸린다.

카라얀은 1916년, 즉 8살부터 이 학교에서 피아노·화성학·작곡 등을 10년 동안 배웠다. 이어지는 동문의 이름이 경이롭다. 바바라 보니(소프라노), 잉그리드 헤블러(피아노), 타베아 치머만(비올라), 니콜라우스 아르농쿠르(지휘), 하인리히 쉬프(첼로)…. 한두 명만으로도 명문 학교를 인증할 졸업생 이름이 한꺼번에 나열된다.

위치마저 미라벨 궁전과 딱 붙어 있다. 환상 속에 있는 것만 같은 이 학교는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의 모차르테움 대학(이하 모차르테움)이다. 1841년 모차르트의 미망인도 참여해 설립한 재단에서 시작했으니 모차르트 이름을 쓰는 ‘진골’ 예술학교다. 길을 하나 건너면 모차르트가 살던 집이 나오고, 강을 하나 건너면 모차르트의 생가에 도착할 수 있다.

피아노과의 유명한 교수인 파벨 길릴로프(75)의 방은 학교 건물의 맨 위층에 있었다. 지난달 말 토요일.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판타지 파크와도 같은 이 학교의 비밀은 무엇일까. 수많은 제자를 길러내고 유럽 피아노 음악계의 대부로 자리 잡은 길릴로프는 어떤 철학으로 젊은 피아니스트들을 양성하고 있을까. 이런 질문을 가지고 계단을 오르는 동안 학생들이 연습하는 악기 소리가 끝없이 따라붙는다.

“이쪽으로 한번 나와보세요.”

길릴로프 교수가 레슨실에서 이어지는 커다란 창문을 열었다. 넓은 옥상의 단정함과 함께 한눈에 들어온 것은 잘츠부르크의 힘 있고 우아한 절경. 소금 산지로 유명한 회색빛 돌산에 자리한 잘츠부르크 특유의 에메랄드빛 건물들이다. 이 도시의 우아한 풍경을 한 번에 볼 수 있는 곳은 꽤 되지만 모차르테움의 조망은 그중에서도 가장 아름답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