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설비 관리하고, 면접도 돕는다”…GS칼텍스 ‘DT Day’ 가보니

2025-11-02

“현장에서 즉시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게 되면서 ‘몸만 가면 된다’는 말이 실제가 됐습니다.”

지난달 31일 서울 강남 GS타워 27층 로비에 들어서자, ‘딥 트랜스포메이션 데이(Deep Transformation Day·DT Day)’의 21개 부스에는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GS칼텍스 800여명의 직원들로 붐볐다. 이 행사는 GS칼텍스의 디지털·AI 전환 전략 ‘DAX(Digital & AI Transformation)’의 성과를 공유하는 자리로, 올해로 세 번째를 맞았다.

설비관리 올인원 플랫폼(Asset plus) 부스에서 만난 최천(41) GS칼텍스 설비기획틱 책임은 80만 개 이상의 장치·계기·배관 설비를 하나로 관리하는 통합 플랫폼을 소개했다. 최 책임은 “과거에는 개인별 엑셀 파일에 흩어져 있던 설비 정보를 통합해 최적화된 데이터로 관리하게 됐다”며 “협력사 방문 때마다 도면과 반출증을 일일이 챙기던 절차도 이제는 모바일·태블릿 기반으로 바뀌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처음엔 설비 도입, 전략, 일상정비, 주기적 예방정비, 폐쇄·스크랩까지 설비 생애주기가 제각각 관리됐지만, 지금은 이 모든 게 하나의 플랫폼 안에서 연결된다”고 설명했다.

강재민 여수공장 디지털혁신팀장은 “예전엔 IT부서 주도로 추진돼 현업 참여가 제한적이었지만, 지금은 현업 경험이 풍부한 실무자가 프로젝트를 이끌고 IT가 지원하는 구조로 바뀌었다”며 “현장의 불편함이 훨씬 잘 반영되고, 속도도 빨라졌다”고 말했다.

여수공장의 운전 최적화 시스템 ‘OOP(Operations Optimization Platform)’은 데이터를 실시간 학습해 공정의 최적 운전 조건을 제시한다. 과거엔 복잡한 공정을 시뮬레이션이나 수학적 계산으로만 제어했지만, 지금은 AI가 데이터를 학습해 스스로 판단한다. 데이터를 인식하는 센서를 설치하기 어려운 구역도 AI가 데이터를 학습해 스스로 판단한다. 강 팀장은 “예를 들어 디젤을 최대한 많이 뽑으려 하면 제품의 품질 기준을 초과하는 ‘오버스펙’ 위험이 생기는데, OOP는 이런 한계점을 자동으로 탐지하고 조정해 수율과 품질의 균형점을 찾아준다”고 설명했다. 사람이 감으로 조정하던 공정을 AI가 스스로 계산해 효율과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여의도 면적의 두 배에 해당하는 600만㎡(약 182만평) 규모의 여수 공장안에는 이미 AI CCTV가 공장의 ‘눈’ 역할을 하고 있다. 공장 전체를 사람이 실시간 모니터링하기 어렵다보니 지난 2022년부터 AI CCTV 164대가 도입됐다. 불꽃·연기·침입자를 24시간 감시하며, 위험 상황이 감지되면 즉시 경고를 전송한다. 초기에는 공정 중 발생하는 스팀을 연기로 오인했지만, 2년 넘게 학습을 반복하면서 이제는 스팀과 연기를 구분할 정도로 똑똑해졌다. 정확도는 99%에 달한다.

GS칼텍스의 AI 전환은 사무 업무 전반으로도 확산 중이다. 이은주 GS칼텍스 DX센터장은 최근 경력사원 면접을 준비하면서 사내 AI 플랫폼 ‘에이아이유(AIU)’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예전에는 지원자 서류를 일일이 읽고 정리해야 했는데, 이제는 AIU에게 물어보면 주요 경력과 차별점을 정리해주고, 빠뜨릴 만한 질문까지 제안해주니 면접의 완성도가 달라졌다고 말했다.

AIU는 GS칼텍스의 자체 생성형 AI 플랫폼 엔진을 기반으로 구축된 사내 AI 생태계다. 임직원 누구나 업무별 AI 에이전트를 직접 만들어 쓸 수 있다. 인사, 구매, 홍보, 정유 등 각 부문에서 만든 에이전트가 100개가 넘고, 전체 임직원의 85%가 활용 중이다. 협력사도 참여하고 있으며, 허세홍 사장을 비롯한 모든 임원이 직접 교육을 받았다.

허 사장은 취임한 2019년 이후부터 디지털전환(DX)을 전사적으로 추진했고, 올해는 여기에 AI를 더한 ‘DAX’ 전략을 공식화했다. 허 사장은 이날 행사에서 “AI는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우리의 사고방식과 일하는 방식을 바꾸는 새로운 동료”라며 “데이터와 시스템 기반에AI를 결합해 더 빠르고 정교한 의사결정, 더 유연하고 창의적인 협업이 가능한 조직으로 발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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