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태인(25)은 야구 국가대표팀 투수 18명 중 세 번째로 나이가 많은 투수 조장이다. 어린 투수들이 유독 많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원태인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올림픽, 아시안게임 등 큰 무대 경험이 많은 토종 에이스인 데다 선후배들과도 잘 어울리는 성격을 갖춰 리더로서 제격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달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까지 치른 원태인은 지난 8~9일 열린 체코와의 두 차례 평가전에 한 번도 등판하지 않았다. 내년 WBC가 가장 중요한 국제 무대인 만큼 원태인은 아직 기술 훈련보다는 회복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원태인의 대표팀 내 존재감은 겉으로 보이는 것보다 훨씬 크다. 같은 팀에서 뛸 기회는 없었던 어린 투수들이 원태인 옆에 찰싹 붙어 따라다니며 질문 공세를 퍼붓는다. 문동주가 대표적이다. 소집 훈련 중 그라운드에서, 경기 중 더그아웃에서 원태인과 문동주가 나란히 붙어있는 모습은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최근 고척스카이돔에서 만난 원태인은 문동주와 관련한 이야기가 나오자 “나를 너무 힘들게 한다. 버스에서도 옆자리고 계속 따라다닌다. 귀찮다”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때부터 친해졌는데 왜 자꾸 나를 그렇게 좋아하는지 모르겠다. 내가 애착 인형으로 동주를 데리고 다니는 게 아니라 동주가 나를 애착 인형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그 계기가 뭔지 한번 물어봐야 할 것 같다”고 웃었다.
원태인은 “그만큼 나를 좋아해 주는 후배가 있다는 건 너무 기쁜 일이다. 그래도 이제까지 내가 야구장에서 보인 모습이 후배들에게 조금이나마 좋게 보였다는 뜻이니까 뿌듯함을 많이 느끼고 있다”며 “후배들이 질문거리가 있으면 성심성의껏 대답해주고 있다. 나도 후배들에게 궁금한 게 있으면 스스럼없이 다가가서 많이 물어보는 편이다. 나 말고도 대표팀에 좋은 투수가 많으니 후배들이 부끄러워하지 말고 과감하게 물어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성영탁과 신인 정우주, 배찬승과 같이 토종 선발 에이스를 꿈꾸는 어린 선수들에게는 더더욱 원태인과 함께하는 시간이 귀하다. 원태인은 “선발 투수를 목표로 하는 선수들이 많다. 경기가 안 좋을 때 끌고 갈 수 있는 방향, 제구를 잡는 방법, 구종 등을 많이 물어보더라”며 “내가 생각하는 중요한 포인트를 알려주면 후배들이 캐치볼을 하면서 그것을 바로 적용해보려고 하길래 기분이 많이 좋았다”고 했다.
특히 정우주는 원태인을 만나면 묻고 싶은 질문을 한가득 준비해왔다. 원태인은 “정우주가 내게 묻고 싶은 게 굉장히 많았는데 부끄러워서 못 다가오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내가 우주를 먼저 불러서 대화했다. 그랬더니 나한테 물어보려고 질문 리스트를 적어왔다더라. 정말 기특했다. 하루에 하나씩 물어보라고 했다”며 “그런 대화를 나누고 나서 우주가 체코와의 2차전에 등판해서 좋은 피칭을 하길래 기분이 좋았다”고 했다.
원태인이 오는 15~16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리는 일본전에 등판할지는 불투명하다. 마운드에 오르지 않더라도 도쿄돔을 경험해본 선배로서 원태인은 또 분주한 시간을 보낼 예정이다.
원태인은 “어린 선수가 많고 도쿄돔에 한 번도 가보지 않은 선수들이 많다. 후배들이 알아서들 잘하겠지만 도쿄돔에 가서 연습하면서 후배들에게 마운드 상태도 체크를 시켜야 할 것 같고 팬들이 들어왔을 때의 분위기도 미리 알려주려고 한다. 직접 경험해본 일본 타자들의 성향도 따로 얘기해줄 것”이라며 “우리의 목표는 WBC이기 때문에 이번에는 큰 경기장에서 많은 관중이 들어와 있는 분위기를 느껴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긴장되는 상황을 선수들이 잘 즐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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